국민의힘 원외조직위원장(조직위원장)들이 시·군·구 지구당 부활을 위한 국회의 논의를 촉구하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조직위원장들은 30일 성명서를 통해 “정치개혁 차원에서 지난 2004년 폐지된 지구당과 원외 당협 후원회 제도를 다시 복원하는 입법에 나서달라”며 “지구당은 정당의 풀뿌리 조직으로 당원이 주인인 정당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는 정치조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순기능을 갖는 지구당이 20년 전 정치개혁의 희생양이 된 이유는 지구당조직을 정치 실력자들이 줄 세우기 수단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라며 “지구당위원장의 선거 사조직으로 변질시킨 후진적인 정치풍토가 만연한 게 그 이유”라고 질타했다.
조직위원장들은 당시 문제점은 ‘낡은 정치’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20년이 지난 지금 성찰해보면 사태의 주범은 지구당을 돈 먹는 하마로 타락시킨 것은 낡은 정치”라며 “정당정치의 원조인 유럽의 정당이 여전히 지역단위 풀뿌리 조직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지구당이 문제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년 전 한국 정치가 목표한 깨끗한 정치는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정치판에서 차떼기가 사라지고 ‘막걸리·고무신 선거’는 드라마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위원장들은 지구당 폐지가 편법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각 선거구에 당협을 둘 수 있지만 사무실 설치는 불법이다. 원외 위원장의 개인사무실을 사실상 지구당 사무소로 운영해왔다”고 꼬집었다.
또 “지구당 후원회 폐지로 당협 운영 재원은 당협위원장 개인이 조달해야 하는 새로운 부조리가 생겼다”며 “깨끗한 정치를 위한 정치개혁이 부자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가난한 정치신인과 청년 정치인을 사지로 몰아넣은 역설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성명서 발표 후 한 전 비대위원장은 조직위원장들의 요구인 지구당 부활이 ‘정치개혁’이라고 지원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신인과 청년이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게 정치개혁”이라며 “이는 정치영역에서 격차해소”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총선 과정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특권폐지 정치개혁 과제를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구당 부활을 정치인끼리 뻔한 흥정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