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로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르며 식품업계가 해외로 손을 뻗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1위 국가가 된 인도는 식품업계에게 ‘황금땅’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도 인구가 계속 늘고 있는 인도는 주요 소비지역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1일 유통업계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 등에 따르면 인도는 세계에서 경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로, 2035년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다.
코트라가 2022년 발간한 ‘글로벌 프랜차이즈 해외진출 전략보고서: 인도’를 보면 인도 소비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시장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인도의 2022년 기준 소비 규모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 번째다. 소비지출은 2030년 약 6조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소비지출이 1조5000억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10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4배나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몰리는 이유로 인도의 △가처분 소득 증가 △도시화 △성장가능성 등이 꼽힌다.
국내 식품기업들도 인도 진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올해 1분기 해외 매출만 1972억원으로 5년간 성장세를 보인 롯데웰푸드는 지난 1월 첫 번째 해외 빼빼로 생산기지로 인도를 낙점했다. 특히 빼빼로 현지 생산을 위한 인도 현지 법인 ‘롯데 인디아’ 하리아나 공장에 21억 루피(한화 330억여원)의 신규 설비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현지 기업을 인수한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웰푸드가 지난 2017년 인수한 인도의 하브모어 아이스크림(Havmor Ice Cream)은 인도 동부와 북·중부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인도의 장기간 폭염에 음료, 아이스크림 산업도 호황 맞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통해 롯데웰푸드는 시장 지배력을 인도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해외 매출은 1조원 수준까지 견인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오리온도 인도 시장에 적극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해 1분기 동안 인도 법인에 64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오리온은 2021년 인도 라자스탄 주에 현지 생산 공장을 완공했다. 또 지난해 말 추가 구축한 파이 생산라인을 기반으로 현지인 입맛에 맞춘 신제품을 선보여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딸기·망고맛, 최근에는 코코넛맛 초코파이 등을 선보이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를 통해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집중해 외형 성장을 지속해나갈 전망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 특성상 새로운 기술이나 맛으로 시장을 장악하기 어려워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식품업계에서는 불닭볶음면이나 꼬북칩의 사례처럼 해외 진출을 통해 매출을 늘리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의 경우 현지 요리와 한식 조합, 인도 소비자의 맛·취향 등 기호에 맞춘 현지화 등도 유용한 시장진출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