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약속 지켜야” 첸·백현·시우민, 분쟁 재개 속내는 [들어봤더니]

“SM 약속 지켜야” 첸·백현·시우민, 분쟁 재개 속내는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4-06-10 17:52:54
10일 서울 장충동 서울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진행한 첸백시 소속사 INB100의 SM 고발 기자회견 현장 모습. 왼쪽부터 법무법인 린 이재학 변호사와 차가원 피아크 그룹 회장 겸 원헌드레드 대표, 김동준 INB100 대표. 사진=김예슬 기자

독립 법인을 차린 그룹 엑소 멤버 첸·백현·시우민(첸백시)이 1년 만에 전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다시금 비판하고 나섰다. SM이 계약 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의무만 지게 했다는 이유에서다. 10일 서울 장충동 서울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첸백시 소속사 INB100의 SM 고발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장에는 차가원 피아크 그룹 회장 겸 원헌드레드 대표와 김동준 INB100 대표,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린 이재학 변호사가 자리했다.

“SM, 책임 없이 의무만 지게 해”

이들은 SM이 부당한 요구를 이어간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백현을 필두로 한 첸백시 3인방이 지난해 전속계약 관련 분쟁을 벌이던 당시 SM에게 거짓 회유를 당했다는 게 그 근거다. 당시 SM은 이들 3인방이 외부 세력과 결탁한, 이른바 템퍼링 의혹을 제기했다. 첸백시는 공정위 제소 등 법적대응을 불사했으나 결국 합의에 다다르며 마무리 지었다.

첸백시 측은 “SM이 회유책으로 제시한 음반·음원 유통 수수료율 5.5%는 지키지 않으면서 합의서 조항인 개인 활동 매출액 10%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SM이 구두로 협의한 유통 수수료율을 맞춰주지 않는 등 책임 없이 의무만을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SM이 매출 발생 활동에 기여하지 않아 관련성이 없으면서도 수익이 아닌 매출의 10%를 달라고 하는 건 부당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초 합의에 응한 것도 낮은 음반·음원 유통 수수료율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 같은 주장을 담은 내용증명을 두 달 전 발송했으나 현재까지도 답을 받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차가원 회장. 사진=김예슬 기자

“백현과 친한 누나 동생일 뿐”… 차가원 회장 정체는

백현의 백기사로 나선 차가원 회장은 이 문제로 인해 연예계 사업에 발을 들였다고 했다. “백현과는 친한 누나 동생 사이”라고 운을 뗀 차가원 대표는 “지난해 2월부터 백현, 신동현 대표(MC몽)와 함께 이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빅플래닛메이드의 최대 주주이자 투자자와 원헌드레드 지주사 대포로 소개하며 “첸백시와 통틀어 관계를 밝히긴 어려우나 백현과 나, 신동현 대표는 가족 이상으로 가까운 관계”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빅플래닛메이드는 첸백시에 이중계약을 제안한 외부세력으로 지목됐다. 백현과 결탁해 SM과 계약 만료 전부터 전속계약을 꾀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배후에는 차가원 회장과 MC몽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다만 차가원 회장은 “지인으로서 조언한 걸 템퍼링이라고 볼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첸백시 사태 당시 빅플래닛메이드를 인수하지 않았다고도 해명했다. 

INB100 측이 10일 기자회견 현장에서 공개한 녹취록 일부. 사진=김예슬 기자

“SM, 하루빨리 정산 자료 공개하길”

INB100은 SM에 △ 합의서 체결 조건으로 약속한 음반·음원 유통 수수료율 5.5% 보장 의무 불이행 사실을 인정하고 △ 아티스트 개인 매출 10% 지급 요구 언행을 삼가며 △ 합의서 체결 후 엑소로 활동하며 정산받은 내용의 근거 자료를 제공하고 △ 작년도 정산 자료도 함께 제공하라는 네 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다. “INB100과 아티스트들은 엑소 및 유닛(첸백시) 등 관련 자산 이용 대가는 협의를 거쳐 지급할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차가원 회장은 “형사 고발 여부는 SM에 달렸다”고 했다.

이들은 또 구두 협의가 이뤄졌다는 증거로 이성수 SM 대표와 차가원 회장이 나눈 대화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내용에는 “15% 음반 유통 수수료 대신 5.5%를 내면 9.5% 이득을 받는 것”, “SM은 10%를 가져간다는 명분을 살리고 실제로 백현은 (개인으로선 할 수 없는 것을) 우리를 통해 줄일 수 있다” 등 이성수 대표의 여러 발언이 담겼다. INB100 측은 구두 계약도 효력이 있다는 취지로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동준 대표는 “소속 아티스트가 부당 조건을 요구받는 일이 근절돼야 한다”면서 “높아진 위상만큼 기획사들의 시스템이 명확해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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