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동통신사 출범을 준비 중인 스테이지엑스에 대해 여전히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정부로부터 주파수 할당 통지를 받는 데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와 업계에 따르면 과기부는 스테이지엑스의 자본금 관련 제출 자료를 검토 중이다. 제출된 서류에 대한 법리 검토도 진행되고 있다.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 경매 당시 제출한 계획과 현시점에 확보한 자본금·주주구성·지분비율 등이 달라진 점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고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앞서 2000억원 규모의 초기 자본금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달 초까지 500억원을 확보했다. 오는 3분기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1500억원을 더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해당 자본금을 실제로 확보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기준, 스테이지엑스의 등기부등본에 기재된 자본금은 1억원이다. 지난달 19일 설립 이후 등본상 자본금을 변경하지 않고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문제없이 차근차근 갈 길을 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출범을 위한 조직 정비에 힘을 쏟고 있다. 전문가를 대거 영입, 조직 정비에 나섰다. △네트워크본부 △서비스플랫폼본부 △디바이스본부 △마케팅본부 △사업조정본부 △정책협력본부 △기술전략센터 △기술협의회 등 총 6개 본부와 1개 센터, 1개 협의회로 구성된 조직 체계를 발표했다. 각 조직 리더는 KT와 LG유플러스, 삼성전자 등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를 선임했다. 야놀자와 더존비즈온, 휴맥스, 신한투자증권 등 컨소시엄 참여사와 함께 정기적인 간담회를 진행, 향후 사업 추진 방향도 논의하고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자본금 우려 등에 대해 “성실히 자본조달 계획을 이행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순차적 자본조달계획에 법적, 절차적 문제가 없음에 대한 법률 검토를 이미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금 변경 등기는 사업계획에 따라 특정 시점에 납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할당 인가 직후에 납입될 자본금과 함께 등기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반면 제4이동통신에 국민의 혈세인 ‘정책자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며 꼼꼼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석현 YMCA 시민중계실장은 “스테이지엑스는 현재 자기자본이 거의 없이 외부 조달에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자본금 확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명확하고 투명하게 자본금 확보 계획을 밝혀야 시장의 의구심을 덜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스테이지엑스가 출범한 후 자본금 부족 문제를 겪게 되면 결국 세금이 투여될 수밖에 없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꼼꼼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스테이지엑스의 시장 신뢰회복이 최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스테이지엑스 관련 자본금 조달 관련 검토를 지속하고 있다. 향후 자본금 납입 계획 등 스테이지엑스의 제출 서류에 문제가 없다면 주파수 할당 통지가 내려지게 된다. 이를 통해 스테이지엑스는 국가기간통신사로 등록, 제4이동통신사로서 첫발을 뗄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문제가 있다면 주파수 할당 통지를 받기 어려워진다. 제4이동통신사 출범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 것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스테이지엑스는 기한을 지켜 서류 등을 제출하고 있다”면서 “언제 어떤 결론이 날 것이라고 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