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원구성 강행에 ‘이재명 방탄’ 목적이 녹아있다고 비판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대북송금 사건 1심 결과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기소가 예고된 만큼 시간이 부족해졌다는 설명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1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은 처음부터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와 국회운영위원회(운영위),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를 포함한 11개 상임위를 가져갈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장 원내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의 ‘법사위 사수안’ 배경으로 국회 내 견제·균형을 꼽았다. 그는 “운영위는 여당 몫으로 법사위는 견제와 균형을 위해 제2당이 맡아왔다”며 “민주당이 이를 다 가져가겠다고 해 최소한의 견제와 균형을 위해 법사위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안의 일방적인 통과와 입법 폭주를 막기 위해 법사위가 필요한 것”이라며 “이를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일언지하(一言之下)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일정 보이콧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 정국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장 원내수석대변인은 “자정까지 모여 논의했지만 어떻게 이 상황을 풀어갈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오늘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상임위 보이콧을 포함해 국정 상황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여당의 일정 보이콧 비판에 대해서는 “11개 상임위를 일방적으로 가져가겠다고 통보하고 어떤 협상도 하지 않았다. 나머지 상임위 역시 하루 이틀 뒤 다 가져가겠다는 상황”이라며 “아무리 여당이지만 이렇게 국회를 운영하는 데 마냥 협조해야 한다는 부분은 좀 더 생각해 볼 문제”라고 강조했다.
장 원내수석대변인은 ‘이재명 지키기’가 시급한 민주당이 원구성 재협상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민주당은 그럴 의사가 없다고 생각한다. 법사위와 운영위, 과방위를 가져간 목적은 명확하다”며 “21대 국회는 지금보다 의석이 많았지만 40여일 협상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전 부지사에게 9년 6월의 실형이 선고되면서 이 대표를 구하기에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이를 해내기 위해서 11개 상임위를 반드시 가져가서 진행된 시간대에 맞게 원하는 대로 (국회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법사위와 운영위, 과방위를 가져간 배경으로 이재명 사법리스크 완화를 위한 이슈 돌리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실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운영위를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기울어진 언론 지형을 유지하려면 과방위는 필수”라며 “법사위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과 안건조정위 등을 기다릴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전 부지사의 1심 이후 검찰이 이 대표를 공범으로 기소한다고 하지 않았냐”며 “이런 상황을 보면 정상적인 숙려기간과 여야 합의 등으로 법을 통과시키기에 민주당이 다급하다”고 평가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