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이 2021년 매각했던 모트롤(옛 두산모트롤)을 3년 만에 다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두산밥캣은 모트롤 주식 100%를 2460억원에 인수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12일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9월 경 모트롤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1974년 설립된 모트롤은 우리나라 최초로 유압기기 개발을 시작한 업체로, 경상남도 창원과 중국 장쑤성 장인 공장에서 건설장비용 유압 모터와 펌프, 메인 콘트롤 밸브 등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완전 전동화에 대비해 전기적으로 장비를 구동하고 제어하는 ‘E-드라이브’ 기술도 개발 중이다.
앞서 두산그룹은 자산 매각 등 자구안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2020년 모트롤BG를 분할해 출범한 두산모트롤을 시장에 내놓은 바 있다. 이를 2021년 초 사모펀드 운용사인 소시어스 프라이빗에쿼티(PE)-웰투시 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4530억원에 사들였다. 매각 이후 모트롤은 2016년 매출 2389억원에서 2021년 6090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다 모트롤은 지난해 12월 인적분할을 통해 방산 부문과 유압기기 부문으로 분할됐다. 방산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2% 증가한 반면, 유압기기 부문은 중국과의 경쟁 등으로 다소 주춤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1조4000억원을 보유한 두산밥캣을 주체로 모트롤을 다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두산밥캣이 인수하는 모트롤은 정확히는 유압기기 부문이다.
업계에선 두산그룹이 완전한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보다는 그간 지속해 왔던 사업을 되찾아 그룹 내 ‘캐시카우’인 두산밥캣과의 시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 판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은 “건설장비를 비롯한 산업용 장비의 핵심인 유압 기술 보유 기업 모트롤 인수를 결정했다”며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과 기술을 갖춘 두산밥캣과 모트롤이 수직적 결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동시에, 외부 물량 확대로 모트롤의 외형 확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