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도 못 꺾는 아미 열정…보랏빛 물든 BTS 페스타 [가봤더니]

더위도 못 꺾는 아미 열정…보랏빛 물든 BTS 페스타 [가봤더니]

기사승인 2024-06-13 13:34:28
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서 그룹 방탄소년단 데뷔 11주년을 기념해 열린 ‘2024 페스타’ 현장. 사진=김예슬 기자

작열하는 태양이 내리쬐던 13일 아침.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구름떼같은 인파가 몰렸다. 들리는 언어도 제각각인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 저마다 보라색 물건을 하나씩 가졌다는 점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데뷔 11주년을 자축하기 위해 전 세계 아미가 ‘2024 페스타(FESTA)’가 열리는 잠실벌에 몰려들었다.

빅히트뮤직은 매해 방탄소년단 데뷔일인 6월13일을 전후해 팬들과 함께하는 ‘페스타’ 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는 더욱더 특별하다. 전날 맏형인 멤버 진이 제대해서다. 각기 다른 부대에서 군 복무 중이던 멤버들도 휴가를 내 전역 현장을 찾았다. 육군 조교에서 민간인 신분이 된 진의 첫 일정은 페스타에서의 포옹(허그)회와 미니 팬미팅이다. 아미들이 열광한 건 당연지사다. 이날 모인 아미만 1만명을 훌쩍 넘긴 듯했다.

방탄소년단 데뷔 11주년 기념 행사 ‘2024 페스타’ 현장. 사진=안지현 기자
방탄소년단 데뷔 11주년 기념 행사 ‘2024 페스타’ 현장. 사진=김예슬 기자
방탄소년단 데뷔 11주년 기념 행사 ‘2024 페스타’ 현장. 사진=김예슬 기자

기자도 오늘만큼은 일일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명)가 돼 현장을 찾았다. 종합운동장에 들어서자마자 일찌감치 곳곳에 줄을 선 아미들이 눈에 띄었다. 가방엔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형상화한 인형을 달고 옹기종기 모인 모습이 소풍날 같았다. 무더운 날씨에 힘들 법도 한데,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얼굴엔 웃음꽃이 펴 있었다. 

나만의 ‘BTS 굿즈’ 만들까… 페스타 체험해 보니

이날 페스타에는 아미를 위한 여러 행사가 마련돼 있었다. 플라스틱 병뚜껑을 재활용해 파츠로 만드는 ‘업사이클링 병뚜껑 파츠’와 방탄소년단 노래들의 가사지를 무작위로 뽑는 ‘뽑아라 방탄’, 무료로 운영하는 네컷 사진 기계인 ‘포토이즘’, 흰 벽을 꾸밀 수 있는 그림일기 구역 등이 팬들을 반겼다. 위버스 앱을 이용해 사전 구매한 옷가지를 수령하거나 현장 구매하는 MD 코너도 있었다. 방탄소년단 멤버 이름이 적힌 자수 패치를 구매해 옷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어 팬들의 호응도가 높아 보였다.

방탄소년단 데뷔 11주년 기념 행사 ‘2024 페스타’ 현장. 사진=김예슬 기자
방탄소년단 데뷔 11주년 기념 행사 ‘2024 페스타’ 현장. 사진=김예슬 기자
방탄소년단 데뷔 11주년 기념 행사 ‘2024 페스타’ 현장. 사진=김예슬 기자
방탄소년단 데뷔 11주년 기념 행사 ‘2024 페스타’ 현장. 사진=김예슬 기자
방탄소년단 데뷔 11주년 기념 행사 ‘2024 페스타’ 현장. 사진=김예슬 기자

가장 눈에 띄는 건 ‘업사이클링 병뚜껑 파츠’였다. 깨끗이 세척한 색색깔의 병뚜껑을 인두로 녹여 원하는 모양을 잡으면 나만을 위한 액세서리가 완성된다. 방탄소년단 로고부터 이를 뒤집은 아미 로고, 페스타 로고와 ‘아포방포’(‘아미 포에버 방탄 포에버’에서 앞글자만 따온 말) 등 여러 틀이 준비돼 있었다. 맞은편에 위치한 ‘뽑아라 방탄’ 코너에선 뽑기 기계를 통해 가사지를 획득할 수 있다. ‘곁에 머물러줄래, 내게 약속해줄래’(버터플라이)와 ‘모든 순간들이 영원이 돼’(‘블랙 스완’) 등 여러 가사가 담겨 있었다. 이외에도 깜짝 상품을 뽑을 수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품목은 비밀”이라며 “다양한 선물이 있다”고 귀띔했다.

BTS로 우정 쌓고 열정 얻어…“2025년만 기다려요”

아미들은 행사 참가를 앞두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영국 등 유럽부터 일본·중국·태국·칠레 등 아시아까지 국적이 다양했다. 현장에서 만난 팬들 모두 활짝 웃는 얼굴로 기자를 반겼다. 사토코(54)는 일본 치바현에서 홀로 한국행을 택했다. 그는 “멤버가 모두 전역하는 2025년이 기다려진다”며 수줍게 웃었다. 칠레에서 온 남성팬 콴(27)은 오로지 이 행사를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보라색 옷을 입은 태국인 앤(19)은 포토카드 자랑에 한창이었다. 그는 “BTS가 직접 노래를 만드는 게 좋다”면서 “내게 늘 열정을 준다”며 ‘라이프 고즈 온’을 명곡으로 꼽았다. 

방탄소년단 데뷔 11주년 기념 행사 ‘2024 페스타’ 현장. 사진=김예슬 기자
방탄소년단 데뷔 11주년 기념 행사 ‘2024 페스타’ 현장. 사진=안지현 기자
방탄소년단 데뷔 11주년 기념 행사 ‘2024 페스타’ 현장. 사진=김예슬 기자

방탄소년단으로 우정이 돈독해진 아미도 있었다. 영국 런던에서 온 십년지기 시닌(23)과 예기(24)는 방탄소년단을 계기로 더욱더 친해졌다. “진의 전역현장도 갔다”고 말을 잇던 이들은 “어제 한국에서 BTS를 상징하는 문신도 했다”며 팔을 걷었다. 경기 부천에서 온 40대 주부 손모씨와 김모씨는 육아 친구에서 ‘덕질 동지’로 의기투합했다. 두 사람은 “진이 전역해 기쁘다. 내 자식 같은 기분”이라며 “오늘은 아미를 보고 싶어 왔다”고 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온 후미코(51)는 페스타를 위해 네 친구와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일본에도 아미가 정말 많다”면서 “진이 전역해서 기쁘다”며 설레했다. 

아미들은 “2025년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입을 모았다. 멤버들이 모두 전역하는 해여서다. 시닌과 예기는 “BTS 멤버들이 무사히 아미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염원했다. 진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전역 러시를 이어간다. 오는 10월 제이홉이 군 복무를 마치고 내년 6월엔 모든 멤버가 제대한다.

보라색 꽃 앞에 놓인 진의 명찰. 사진=김예슬 기자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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