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는 고령층과 장애인 10명 중 6명은 키오스크 이용이 미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키오스크 작동법보다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 이용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서울디지털재단이 지난 12일 발표한 ‘2023 서울시민 디지털역량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과 장애인 모두 키오스크 이용이 어려운 이유로 작동법의 어려움보다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를 우선으로 꼽았다.
지난해 서울디지털재단은 서울시민의 디지털 이용행태 및 격차실태 파악을 위해 만19세 이상 서울시민 5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디지털 이용이 취약한 고령층에 대한 심층 분석을 위해 고령층 2500명과 장애인 500명을 표본에 반영했다.
고령층과 장애인의 과반 이상은 키오스크를 이용할 때 어려움을 겪었다. 고령층 59.6%가, 장애인 60.9%가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했다. 고령층 53.6%는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를, 장애인은 ‘사용 중 도움을 요청할 방법이 없어서’(63.6%)를 가장 우선으로 꼽았다.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의 디지털 권리장전을 보면 정부는 디지털 심화시대에 필요한 원칙과 권리로 △디지털 접근의 보장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 △디지털 위험 대응 등을 제시했다. 누구나 공정하게 디지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디지털 향유권도 인간의 보편적 권리로 규정하고 있다.
서울디지털재단은 “디지털 약자들이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변화된 프로세스 및 서비스에 적응할 수 있도록 완충장치를 마련하고, 디지털 역량 차이가 경제·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단은 특히 “고령층과 장애인은 디지털 상담․교육을 제공하는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하는 한편, 통신사․휴대전화 매장, 공공도서관 등 지역사회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존 접점과의 연계․협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인식 개선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키오스크 이용이 어려운 이유로 ‘작동의 복잡함’보다 ‘뒷사람의 눈치’라는 조사 결과를 두고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물리적 환경 개선과 함께 디지털 약자를 기다려 주고 배려하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키오스크 5000여대를 내년 상반기까지 디지털 약자 친화형으로 교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기훈 서울시 디지털협력팀장은 “1차 전수조사를 했을 때 시가 파악하고 있는 전체 공공 키오스크 수량은 약 5371대다”라며 “모두 편리하게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게끔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관마다 한 대씩은 다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