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샅바싸움이 길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 쟁점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년씩 나눠 맡자며 마지막 제안을 던졌다. 민주당은 “검토해 보겠다”면서도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법사위, 운영위를 당장 이재명 대표 구하기 등의 이유로 (양보를) 수용하기 어렵다면 1년은 민주당이 맡고, (22대 국회) 2년 차에는 국민의힘으로 돌려 달라”며 “즉 법사위와 운영위를 1년씩 바꿔서 순차적으로 받자는 안을 다시 공개 제안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0일 본회의를 열어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에 자당 의원을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운영위를 넘겨주는 대신 법사위만이라도 달라고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은 원내 제2당이, 운영위원장은 여당 몫이었다는 국회 관례를 언급하며 반드시 사수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국 압도적인 의석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추 원내대표는 “운영위는 1987년 이후로 계속 여당이 맡아왔기 때문에 관례를 존중해서 운영위라도 여당 몫으로 환원시켜 달라 제안했지만 사실상 어렵다는 답을 전해왔다”며 “다른 것은 민주당 의사를 존중할 테니 법사위원장을 달라고 제안했음에도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번 제안을 수용한다면, 정무위원장 등 국민의힘 몫으로 남겨진 7개 상임위원장은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를 정상화하고 여야 협치를 복원한다는 차원에서 저희가 양보를 몇 차례 하고 있지만 협치라는 것은 대화와 양보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저희가 또 수정 제안을 드리는 것”이라며 “민주당에 전향적 검토와 수용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협상안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한번 저희가 검토해 보겠다”고만 말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이중 플레이를 하면서 지연책을 펼치고 있다”며 “1년씩 번갈아가면서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맡자는 제안도 결국 두 상임위를 모두 차지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지도부가 고민해 보겠지만, 원칙적으로 내세운 선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원내 지도부는 한 번도 법사위와 운영위를 주겠다고 말한 적이 없고 이 원칙은 바뀐 적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에게 원구성 협상 시한과 관련한 최후통첩을 남긴 상태다. 우 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원구성 지연이 국회를 통해 실현돼야 할 국민의 권리를 더는 침해해선 안 된다”며 6월 임시회 중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 질문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이번 주까지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하라고 통지했다.
그는 “그간의 과정을 볼 때 협상 타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국민께서 보시기에 합당하고 바람직한 모습으로 원구성을 마치도록 뜻을 모으고 협상에 임해 달라”고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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