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선 수 900만 돌파했지만…3중고에 웃지 못하는 ‘알뜰폰’

회선 수 900만 돌파했지만…3중고에 웃지 못하는 ‘알뜰폰’

- 알뜰폰 이용자 회선 수 921만735…전체 회선 중 16.3%
- 번호이동 통계 보니 지난 1월 대비 순증 가입자 80% ↓
- 전환지원금·저가요금제·금융권 진출…3중고에 고심

기사승인 2024-06-19 19:35:50
이동통신 3사 및 알뜰폰 로고. 연합뉴스

알뜰폰 이용자 회선 수가 900만을 돌파했으나 축포를 쏘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중소알뜰폰 사업자의 경우, 축포는커녕 존폐 위기에 대해 고민하는 상황이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이동통신 휴대폰 고객용 회선 중 알뜰폰 회선 수는 921만735 회선에 달했다. 전달인 지난 3월 916만5135 회선을 달성한 후 900만대 회선 수를 유지 중이다.

고객용 회선 수 확대는 고무적이다. 지난 2020년 12월 전체 휴대폰 고객용 회선 중 알뜰폰 회선 수는 10.8%에 불과했다. 이후 점진적으로 가입자를 끌어올려 4월 기준 전체 회선 수의 16.3%를 차지했다. 같은 달 기준, 전체 고객용 회선 시장에서 SKT, KT, LG유플러스는 각각 40%, 23.6%, 19.2%의 회선 수 점유율을 보였다. 공고했던 통신3사의 아성을 비집고 높은 성장을 이룬 셈이다.

다만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의 번호이동 통계를 뜯어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지난달 기준, 알뜰폰 순증 번호이동 가입자는 1만4451명에 불과했다. 지난 1월 순증 가입자가 7만8060명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80% 이상 줄었다.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경우는 전월 대비 모두 마이너스 증감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3월부터 시행된 전환지원금을 원인으로 꼽았다. 정부는 번호이동시 통신사가 최대 50만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전환지원금을 통신비 대책으로 신설했다. 총선 이후 전환지원금 체감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알뜰폰 업계에는 큰 파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전환지원금 이후 알뜰폰으로의 유입이 크게 줄었다. 업계에서도 크게 체감하고 있다”며 “머리를 맞대고 온라인 광고나 어플 개발 등으로 자구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점에 갤럭시 S24시리즈가 전시되어 있다. 쿠키뉴스 DB

통신3사가 5G 저가요금제를 앞다퉈 내놓는 것도 알뜰폰 업계에서는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월 2만원대의 5G 요금제를 출시했다. SKT도 앞서 월 2만원대 5G 요금제를 신설했으며, KT는 최저 3만원대의 요금제를 내놨다. 통신3사가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을수록 알뜰폰이 가진 ‘가격경쟁력’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더욱 큰 문제는 ‘도매대가’가 이미 산정돼 요금제 가격을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내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알뜰폰 서비스는 기존 통신 3사에 망 사용료(도매대가)를 내고 빌려 쓰는 형태로 운영된다.

일부 사업자는 준보편요금제가 도입됐던 지난 2018년 중반의 위기를 떠올리고 있다. 당시 통신3사가 2만원대의 LTE 요금제 등을 내놓자 알뜰폰 이용자가 크게 감소했다. 지난 2018년 12월 708만명에 달했던 알뜰폰 이용자는 지난 2019년 12월 680만명, 2020년 12월 609만명으로 축소됐다. 이후 도매대가제공을 추가 인하 등의 정책으로 재기가 가능했다.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입도 업계에서는 반기기 어렵다. 일부 금융권 알뜰폰 업계는 도매대가의 70% 이하의 요금제를 내놓고 있다. 사실상 출혈을 감수하면서 금융권 소비자를 잡기 위한 ‘미끼상품’으로 이를 활용하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장 파괴적인 요금이 나오지 않도록 정부에서 이를 살펴봐야 한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침이기도 하다”며 “중소 알뜰폰 업계가 모두 고사하게 되면 장기적으로도 소비자에게 혜택이 주어지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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