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흔들림 감시 ‘안전 1번지’ 구축 [안전시대]

24시간 흔들림 감시 ‘안전 1번지’ 구축 [안전시대]

마사회 서울경마장 ‘안전 블랙박스’ 시스템 도입

기사승인 2024-06-24 07:00:02
경기도 과천시 한국마사회 서울경마장 관람대. 쿠키뉴스DB

지진이 지난 13일 전국을 강타했다. 또 다시 시설물 안전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건물 붕괴 등 대형사고가 터지기 전까지 안전관리에 소홀한 것이 현실이다. 올해로 성수대교(1994)와 삼풍백화점(1995년)이 무너진 지 각각 30년, 29년이 지났다. 그동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첨단기술은 사회 곳곳에 혁신을 이끌고 있다. 그럼에도 안전점검은 육안과 직관에 의존하는 등 구태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울기·균열 등 변화 기록
 
이런 상황에서 최근 마사회가 대형 지진을 예상이라도 한 듯, 경마장 관람대에 실시간 안전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서울경마장은 주말(금요일 포함) 동안 평균 5만4000명가량이 찾는 다중이용시설이다.
 
마사회는 지난해부터 ‘전문기술(IT, 신기술)을 활용한 관리체계 고도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시설물 안전성 강화와 유지관리 시스템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5월부터는 ‘안전 블랙박스’(가칭)라고 불리는 실시간 원격 안전관리 시스템을 서울경마장(렛츠런파크) 관람대에 시범도입했다. 
 
안전 블랙박스는 시설물의 기울기, 가라앉음, 균열, 지진감지, 철근과 같은 부재의 내구성 등 안전상태의 변화를 기록·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마사회는 관람대 아래 구조부에 이 장비를 설치했다. 여기서 모인 시설물 상태 데이터는 와이파이를 통해 클라우드 서버로 실시간 전송된다. 데이터는 상황실뿐만 아니라 안전관리 담당자의 핸드폰과 연결돼 언제 어디서나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알람 설정)하는 구조다.
 
마사회 서울시설부 담당자는 “실시간 안전관리 알람 시스템을 도입한 건 수도권 인근 다중이용시설 중에서 마사회가 처음”이라면서 “계측된 데이터로 건물 안전 여부를 실시간 확인하고 인터넷과 연결해 ‘우리 건물은 안전합니다’라는 시각화 자료도 관람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 주말 서울 경마장을 찾은 한 MZ커플은 “영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안전망 확보 차원에서 좋은 시도”라며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마사회 서울시설부 담당자가 지난 7일 경기도 과천시 서울경마장에서 관람대 아래 구조부에 설치된 실시간 원격 안전관리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쿠키뉴스DB
맞춤형 보수·관리 적용

그동안 경마장 시설물 관리는 4년에 한번 정밀점검, 1년에 두번 육안이나 경험에 의존하는 상시점검으로 진행됐다. 그러다 보니 지속적인 안전관리에 한계가 있었다. 시설부 담당자는 “공기업이다 보니까 보직이 항상 바뀌고 경력, 신입 등 인력 자체에 편차가 많아 꾸준한 유지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또 지진처럼 재해가 발생하면 건물 상태가 조금씩 바뀐다. 매번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신기술 활용해 과거의 업무 방식을 개선해보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설물 상태 데이터를 쌓아두면 어느 누가 오든지 쉽게 관리할 수 있다. 또 실질적인 데이터 값을 통해서 상황에 맞게 적절히 보수 보강을 하면 된다. 시설물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도 줄이는 이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마사회는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기술을 개선·보완해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시설부 담당자는 “연말까지 지금 설치한 장비를 운영하면서 시스템을 고도화한 다음, 다른 사업장이나 시설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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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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