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홍준표 대구시장을 예방하며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TK) 민심잡기에 나섰다. 다만 홍 시장이 한동훈 당대표 후보와의 만남은 거절해 ‘반한연대’ 윤곽이 선명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홍 시장은 한 후보와 만남을 거절한 뒤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그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당 대표의 첫 번째 조건은 정권과의 동행으로 재집권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출발부터 어설픈 판단으로 어깃장을 놓고 공천을 준 사람들을 윽박지르는 행태는 정치를 잘못 배워도 한참 잘못 배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같은 날 취재진을 만나 “본인이 만나기 싫다고 하니 뵙기 어렵지 않겠냐. (홍 시장의 만남 거절에)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당권주자들은 TK 원로인 홍 시장을 만나 당심 잡기에 돌입했다. ‘채상병 특검법’ 찬반 논쟁 이후 자연스럽게 ‘반한연대’가 형성됐다.
원희룡 당대표 후보는 이날 대구시청에 들러 홍 시장과 면담에서 “우리 당은 분열했다가 탄핵당해 손도 못 써보고 정권을 통째로 내줬던 상처가 있다. 그에 대한 불안도 크다”며 “(홍 시장이 저를) 가르치고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에 홍 시장은 웃으면서 원 후보를 끌어안은 뒤 “출마해줘서 참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또 나 후보도 지난 21일 TK 지자체장인 홍 시장과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를 만났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대표 자질을 두고 이 지사와 홍 시장은 당을 경험하고 지킨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했다”며 “경험이 풍부하고 당을 잘 아는 건 나경원이 적임자”라고 말했다.
윤 후보도 지난달 29일 대구 영남일보에서 열린 ‘보수정치인 토론회’에 참석한 뒤 홍 시장을 만난 배경에 대해 말했다. 그는 “(홍준표) 형님은 사실 되게 의리 있는 분”이라며 “형님같이 자기 사람을 잘 책임지는 분이 없다. 온 김에 선거도 끝나서 잠깐 뵙고 간다”고 밝혔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