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에 대한 7월1일자 인상은 일단 보류했다. 다만 이달 또는 3분기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을 현행 수준으로, 상업용·도시가스발전용 가스요금은 소폭 인상했다.
이에 현재 도시가스 주택용 도매 요금 MJ(메가줄)당 19.4395원이 유지됐다. 상업용·도시가스발전용 요금은 원료비가 MJ당 17.8294원에서 18.3999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업무난방용 가스요금은 MJ당 21.1676원에서 21.7381원으로 늘었고, 산업용 가스요금은 하절기 기준 MJ당 18.6305원에서 19.201원으로 인상됐다.
도시가스발전용 가스요금도 원료비가 열병합용 기준 MJ당 17.6042원에서 18.1747원으로 오르면서 약간 늘었다.
가스공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한 상황에서 원가의 80∼90% 수준으로 가스를 공급해 왔다. 이로 인해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13조5000억원까지 불어났다.
미수금이란 가스공사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면서 발생한 손해를 ‘외상값’ 개념으로 기록해둔 것이다. 사실상 영업손실에 해당해 지난해 가스공사의 연결기준 순손실 7474억원과 합치면 심각한 재무위기가 도래한 셈이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역시 지난 5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극단적 상황을 막고자 모든 수단을 가동하고 있으나 자구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해 안정적 가스 공급을 위해서는 조속한 요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현재 미수금 규모는 전 직원이 30년간 무보수로 일해도 회수가 불가능해 마치 벼랑 끝에 선 심정”이라고 호소한 바 있다.
산업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왔지만,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이날 당장 인상은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가스요금은 통상 원료비 등을 정산해 홀수 달의 1일자로 조정한다.
다만 정부가 가스공사 재무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이달 중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으며, 실무 작업을 거쳐 오는 9월1일 전에라도 인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 부처 간 요금 조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있지만 얼마나, 언제 올리느냐를 두고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며 이에 대해 계속 논의 중”이라면서 “협의가 될 경우 오는 9월1일이나 혹은 그 전에라도 적절한 시기에 요금을 인상할지 여부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