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 주자들이 보수 정권 재창출의 적임자를 자처하며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7·23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의 정견을 듣는 비전 발표회를 진행했다.
사전 추첨에 따라 가장 먼저 연단에 선 한동훈 후보는 “우리는 승리하기 위해서 변화해야 한다”며 이른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으로의 외연 확장을 약속했다.
그는 “총선이 끝난 이후 우하향하는 우리 당의 추세를 보시라”며 “국민의힘이 정부를 지킬 힘과 정권 재창출을 할 힘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당을 변화시켜서 반드시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 우리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방법은 변화”라며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주요 공약으로는 △수도권, 중도, 청년으로 당 외연 확장 △지역 정치 시스템 혁신을 위한 원내 당협위원장 사무실과 원외 정치인의 후원금 제도 신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원 재편 △외부 전문가와 연계한 정치 개발 역량 강화 및 보수정책전문가 생태계 구현 △당내 성과 보상 체계 구현 △정책 초안자에 대한 정책호명제 실시 △인공지능(AI)·반도체 등에 대한 파격 투자와 규제 혁파 △저출산 해결을 위한 일과 가정 양립 문화 등을 발표했다.
다가올 3번의 선거(2026년 지방선거·2027년 대통령 선거·2028년 총선)를 모두 승리로 이끌겠다고도 공언했다. 한 후보는 “후반전 4대 3의 역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 지금이 변화의 골든타임”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최근 친윤석열계를 표방하고 있는 원희룡 후보는 “신뢰에 기반한 당정관계”를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당과 대통령이 싸우면 그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결국 당은 깨지고 정권을 잃는다”며 “신뢰에 기반한 활력 있고 생산적인 당정관계”를 강조했다.
원 후보는 현 상황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진단하며 “우파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는 한편, 사법 리스크를 피하는 야당 대표와는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외·지방의회 조직의 중앙당 운영 참여 확대 △우파 시민단체와 연대 협력 등을 공약했다.
민생 복구를 위한 청사진도 내놨다. 당과 정부가 매월 민생경제비상회의를 열어 금리 인하, 불합리한 유통 구조개선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원 후보는 “지금 정치에 국민의 삶이 실종됐다”며 “금리를 낮추기 위해 당이 그 논의를 주도하고 자영업자·직장인·영끌 대출자 맞춤형 긴급대책으로 지원하겠다. 가격안정기금을 대폭 풀어 서민의 주머니 물가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수도권 5선 중진인 나경원 후보는 ‘대한민국 3대 위협’으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물가, 북핵 등을 짚었다.
나 후보는 “헌정질서 파괴, 법치 유린, 의회 독재는 ‘이재명’ 세 글자로 집약되는 이 시대 최악의 퇴행이다. 악의 평범성에 지배당하는 민주당의 민낯”이라며 “이재명을 잡아야 대한민국도 바로 잡는다”고 일갈했다.
나 후보는 또 “물가도 확실히 잡겠다. 유통 폭리 독과점을 해결하겠다. 수입 다변화로 대외 여건 리스크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출생 시대를 대비한 대응으로는 ‘인력 확충 노동 개혁’을 언급하며 “홍콩, 싱가포르의 외국인 가사 도우미 및 간병인 도입 등 외국인 근로자의 최저임금 구분 적용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5선 중진인 윤상현 후보는 “보수혁명으로 당을 개혁하고 승리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이 지난 총선에서 당한 괴멸적 참패는 예견됐다. 지금도 당은 처절한 반성 없이 공동묘지 평화처럼 사실상 죽어있다”며 “중앙당을 폭파시켜 창조적 혁신을 하게끔 도와달라”라고 외쳤다.
윤 후보는 “이기는 정당은 이기는 선거를 경험한 사람만이 이뤄낼 수 있다”며 가치·민생·혁신정당을 위해 여의도연구원 개혁, 중앙당 내 24시간 민원국 운영, 광주 제2당사 설치 등을 약속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