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 필리버스터…국힘, 우원식에 ‘우르르’ 집단항의

아수라장 필리버스터…국힘, 우원식에 ‘우르르’ 집단항의

곽규택, 필리버스터 도중 이화영 판결문 낭독
국민의힘 의원들, 의장석 앞 몰려나와 항의

기사승인 2024-07-04 17:38:33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24시간 경과 후 중단을 요구한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채상병 특검법’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24시간을 넘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종료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토론을 보장하라”며 의장석 앞에 몰려가 격렬하게 항의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4일 오후 3시50분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해병대원 특검법 무제한 토론이 24시간이 지났다”며 “10분 안에 토론을 마무리 해달라”고 했다.

이에 토론자인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표결할 때까지 발언권이 있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회법 지켜라”, “10분 지났다. 작작해라”, “그만 내려와라”며 고성을 질렀다. 

곽 의원이 굴하지 않고 발언을 지속하자 우 의장은 4시10분 곽 의원의 마이크를 끄고 강제로 토론을 중지시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여당 의원들은 “토론을 왜 끊느냐”며 단상 앞에서 단체 항의에 나섰다.

이에 우 의장은 “시간도 정하지 않고 이렇게 하는 건 안 된다. 종결을 위한 표결에서 부결이 되면 계속 발언이 이어지는 것”이라며 4시42분 필리버스터 중단에 관한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 의장 사퇴를 촉구하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무제한토론 종결 동의의 건이 상정되자, 이에 대해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피켓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곽 의원은 이날 필리버스터 도중 지난달 7일 수원지법에서 이 전 부지사에 대해 선고된 1심 판결문을 꺼내 낭독했다. 이 전 지사는 외국환거래법 위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상 뇌물·정치자금법 위반·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9년6개월과 벌금 3억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곽 의원은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안을 발의하고 초광속으로 처리하고자 하는 속내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한 사람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아셔야 할 때”라며 “재판과 사법리스크에 쏠린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한두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의 피고인, 피의자와 함께 법사위원으로 있는 것이 부끄럽다”며 “그런 법사위에서 날치기 통과시킨 게 이 특검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맞습니다”라고 외치며 박수를 쳤다.

판결문 낭독이 지속되자 야당 의석에서는 “특검법과 관련된 걸 하라” 등 항의가 쏟아졌다. 하지만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국회법 106조를 들며 “저로서는 의원이 발언하는데 확실치 않은 권한을 갖고 중지시킬 권한이 없으니 경청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의 22대 국회 당론 1호 법안인 채상병 특검법은 전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하며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필리버스터는 의회 내에서 합법적 수단으로 의사 진행을 지연시키는 무제한 토론을 의미한다. 주로 소수당이 다수당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쓰인다. 

국회법에 따르면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서명으로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안을 의장에게 제출할 수 있다. 제출 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 무기명투표가 실시되고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는 강제 종료된다. 전날 민주당 의원 170명은 토론 시작 6분 만인 오후 3시45분 종결 동의안을 제출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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