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관점으로 보는 게임 인식: 게임이용장애 국제세미나’ 사전 간담회가 5일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소강당에서 열렸다.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조문석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 앤드류 쉬빌스키 옥스퍼드대 인간행동기술학 교수, 마띠부오레 틸뷔르흐대 사회심리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게임이용장애에 관한 명확한 근거가 밝혀지지 않았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제보건기구(WHO)가 지난 2019년 ICD-11에 게임이용장애를 등재했다. 이후 국내에서도 질병 코드로 등재해야 하는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해 4일 ‘제22대 국회 게임정책포럼 세미나’가 열리기도 했다. 게임포럼 준비위원장인 조승래 의원은 “(질병코드 등재는)국제 통계와 다른 국가 통계를 일치시키기 위한 것으로, 어떤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질병코드 등재에)조금 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게임포럼 차원에서도 이 문제가 중요한 현안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마띠부오레 교수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며 “게임이용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에게 낙인이 찍힐 수 있는 동시에 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질병코드로 분류했을 때, 게임을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이들에게도 혜택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이용장애에 관해 연구해오는 조 교수 역시 “부정적인 결과나 사건 등이 발생하는 경우에 게임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진 않는다”며 “심리사회적 요인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이 선행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된 연구 결과 중 하나”라고 말했다.
흉악 범죄가 발생하는 경우, 게임이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앤드류 교수는 “과거에는 게임과 범죄를 연관짓는 인식이 만연했지만, 지속적인 연구와 조사를 통해 원인이 되지 않는다고 합의됐다”며 “네덜란드에서는 주말에 새로운 게임이 출시되거나 업데이트 버전이 나올 때, 범죄 비율이 훨씬 줄어들었다는 연구가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띠부오레 교수는 “폭력과 비디오게임의 상관관계는 굉장히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이제는 상관관계를 연구하기보다 과몰입 자체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ICT-10 도입도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충분한 논의 과정이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연구도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