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T1 vs ‘전승’ TES…EWC 초대 왕좌 주인공은?

‘우여곡절’ T1 vs ‘전승’ TES…EWC 초대 왕좌 주인공은?

풀세트 연전 치른 T1…불안한 경기력 노출
‘페이커’ 이상혁만은 절정의 폼
‘세트 전승’ TES 꺾고 초대 우승자 될까

기사승인 2024-07-07 06:45:11
T1 선수단. 라이엇 게임즈

사우디e스포츠 월드컵(EWC) 결승에 올라온 T1과 탑e스포츠(TES). 같은 파이널 팀이지만 걸어온 길은 다르다. T1은 매 경기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했고, TES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현재 폼을 고려했을 때, T1이 언더독으로 평가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그동안 T1이 보여줬던 만화 같은 행보를 본다면, 오히려 기대감이 고조된다.

T1은 8일(한국시간) 오전 1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키디야 아레나에서 EWC 리그오브레전드(롤) 부문 TES와 결승전(5판 3선승제)을 치른다.

결승까지 닿는 길은 매우 험난했다. T1은 4강에서 LCS(북미) 소속 팀 리퀴드를 만나 세트스코어 2-1로 힘겹게 꺾고 결승에 올랐다. 1세트 상대 ‘APA’ 에인 스턴스의 직스를 막지 못한 T1은 한 세트만 내줘도 탈락하는 벼랑 끝에 몰렸다. 팀 리퀴드의 기세, T1의 컨디션 상 역전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T1은 T1답게 승부를 뒤집었다. 2세트 탑 제리를 포함해 과감한 ‘3원딜 조합’을 꺼냈고, T1 특유의 ‘서커스’로 팀 리퀴드를 제압했다. 3세트가 고비였다. 20분까지 팀 리퀴드에 밀린 T1은 절묘한 매복 작전으로 흐름을 바꿨다. 급해진 팀 리퀴드가 바론을 치자 ‘오너’ 문현준이 이를 스틸해냈다. 이때 승기를 잡은 T1은 넥서스를 파괴하며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TES 선수단. 라이엇 게임즈

T1은 지난 5일 LPL 비리비리 게이밍(BLG)과 8강전에서도 풀세트 끝에 세트스코어 2-1로 눌렀다. 두 경기 모두 한 끗 차이로 앞섰다.

TES는 T1과 정반대 길을 밟았다. 8강에서 현시점 세계 최고 팀인 젠지e스포츠를 2-0으로 압살하는 등 뛰어난 경기력을 뽐냈다. ‘재키러브’ 위원보와 ‘메이코’ 톈예는 건재했으며 ‘369’ 바이자하오의 폼 또한 훌륭했다.

TES는 준결승에도 쉽지 않은 대진을 받았다. ‘유럽 맹주’ G2를 만났기 때문에 다소 고전할 거라 전망됐다. 하지만 TES는 예상과 달리 2-0 완승을 거뒀다. G2의 변칙적인 플레이를 모두 받아치며 절정의 기량을 자랑했다.

TES를 수월하게 꺾기 위해서는 사이드 라이너 폼이 올라와야 한다. 특히 탑이 관건이다. ‘제우스’ 최우제는 팀 리퀴드와 4강전에서 아쉬운 텔레포트 사용으로, 소위 ‘죽텔죽’(죽고 텔레포트 후 또 죽음)을 당했다. 탑 제리를 잡은 2세트도 안정적이라 보기 힘들었다. 현재 좋은 폼을 보이는 ‘369’를 상대로 캐리롤보다 안티 캐리를 통해 상대를 제어하는 방향성이 효과적일 수 있다.

‘페이커’ 이상혁. 라이엇 게임즈

T1에는 ‘페이커’ 이상혁의 좋은 컨디션이 긍정적이다. 이번 대회 팀이 흔들리는 와중에 이상혁만은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팀 리퀴드와 4강 경기가 백미였다. 1세트 아지르를 플레이한 이상혁은 환상적인 ‘슈퍼 토스’로 제 역할을 해냈다. 2세트 역시 트리스타나를 픽해 팀 내 최소 1데스로 활약했다. 3세트마저 타켓팅 스킬과 같은 정확도로 ‘지각 변동’을 활용하며 T1을 이끌었다. 결승에서도 이상혁이 맹위를 떨친다면 T1에는 더할 나위 없다.

온갖 역경을 겪으며 순탄한 길을 걷지 못한 주인공은 언제나 반전을 이뤄낸다. ‘2022 DRX’와 ‘2023 T1’이 그랬다. 만약 이번 EWC에서 주인공이 T1이라면, 이제 단 한 걸음 남았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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