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시절 탄압받을 때 진천에서 충청인이 보여준 배려, 이제 이자까지 쳐서 돌려드리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5일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조정에 대해 사과하며 충청 발전에 힘쓰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일각에서 제기된 ‘여론조성팀 운영’ 의혹도 강력 부인했다.
한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우리 충청이 우리 총선 과정에서 국민의힘에 분노하셨다”며 “그 부분에 대해 저희가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지난 22대 총선에서 충청 패인으로 꼽혔던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문제도 거론했다. 한 후보는 “R&D에 관한 예산 삭감 문제도 정교하지 못했다”며 “저희가 반성한다. (충청) 여러분의 마음을 챙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실력 있는 보수정당과 정부·여당으로 거듭 나야 한다”며 “그 실력에 보내주시는 여러분의 신뢰로 대한민국이 잘못된 길로 가는 걸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충청을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한 후보는 어린 시절을 충북 청주에서 보낸 경험을 언급하며 “어린 시절 충청인들이 보여주신 후덕한 마음과 배려, 문재인 정부 시정 제가 탄압받을 때 충청인들이 보여준 배려를 마음 깊이 기억한다”고 했다. 이어 “그 격려와 배려를 이제 이자까지 쳐서 돌려드리겠다”며 “국민의힘은 미래 정당이 되겠다. 실용주의와 유연성을 갖춘 선진 보수정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합동연설회에선 한 후보 지지자와 원희룡 후보 지지자 간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한 후보는 “진정해달라. 우리 국민의힘이 국민께 보여드려야 하는 모습은 이런 것이 아니다”며 “제게 배신자라고 외치는 건 좋지만 다른 분의 의견을 묵살하지 말아달라”고 중재에 나섰다. 이어 “우리는 이견을 존중하는 정당이다. 이견을 통해 정답을 찾아가는 정당이다. 자리에 앉아달라”고 당부했다.
한 후보는 “앞으로 저만큼은 근거 없는 마타도어(흑색선전) 대응을 최소화함으로써 전당대회가 혼탁해지는 걸 막겠다”며 “국회에서의 싸움, 미래 걸림돌과의 싸움, 경쟁국들과의 부당한 싸움을 이겨내고 당의 화합을 끌어내겠다”고 다짐했다.
한 후보는 합동연설회 후 취재진과 만나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특히 법무부 장관 시절 여론 조성팀을 운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혹시라도 돈을 주고 고용했다든가 팀을 운영했다든가 한 적이 전혀 없다”라며 “자발적으로 지지자들이 댓글을 단 게 잘못인가”라고 맞받아쳤다.
더불어민주당이 해당 의혹을 강제 수사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서는 “자발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현하는 방식을 폄훼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불법이 아닌 방법으로 (지지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범죄인 양 폄훼하는 것, 정치인의 자세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아는 바가 전혀 없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전혀 무관하다. 자기들 같은 줄 아나보다”라면서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에 선을 그었다.
천안=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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