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전당대회 전 마지막 TV토론회에서 ‘패스트트랙 공소취소 폭로’(공소취소 폭로)를 두고 격돌했다. 주도권 토론임에도 상대편의 말을 끊고 답변하는 모습이 나타났고, 한동훈·원희룡 두 후보는 토론 중 서로에게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원·한 격돌’ 1차전, 元 “검사 태도”…韓 “폭로는 원희룡”
원 후보는 19일 SBS 주관 ‘제6차 당대표 후보 토론회’ 1차 주도권 토론에서 한 후보가 ‘입리스크’를 가졌다고 비판했다. 검사의 체질을 버리지 못해 같은 당 동료를 피고인 다루듯이 다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후보의 입리스크가 우리 당의 신종위험으로 떠올랐다. 피아구분이 없고 진영을 해체하는 부작용이 있다”며 “말싸움 패턴도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상대를 끌어들이는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제에 대해 정직하게 입장을 얘기하면 되는데 메신저를 공격해 말문을 막으려 한다. 증거나 진술을 꺼내 상대방을 피의자로 대하는 승패 위주의 방식”이라며 “상대를 피의자로 생각하는 것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원 후보와 한 후보의 식사자리’ 문제도 다시 수면으로 올라왔다. 원 후보는 “보좌진도 모르는 상황에서 둘만 식사하자고 했는데 언론에 이를 알렸다. (한 기자의) 취재가 와서 경악했다”며 “한 후보의 단독을 전속으로 내는 종편 기자의 전화였다”고 꼬집었다.
또 한 후보의 ‘공소취소 폭로’에 대해 “나 후보의 부탁을 스스로 폭로했다. 희생당한 당원과 당직자들은 (한 후보가) 당원의식이 없다고 분노했다”며 “(사퇴요구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의 실명을 왜 공개했냐. 폭로하는 당대표와 대통령이 대화가 가능하냐”고 말했다.
한 후보는 원 후보의 공세를 받아쳤다. 이 과정에서 두 후보의 언성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한 후보는 “(공소취소 폭로는)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왜 구속하지 못했냐는 질문에서 예제로 나왔다”며 “원 후보는 저와 대화를 죽죽 읊어서 저를 공격했다. 그런 말 할 자격 없지 않냐”고 반박했다.
이어 “제가 (원 후보와 식사자리를) 말했다고 추측하는 게 잘못됐다. 만난 뒤 사진이 찍혀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대화를 유출한 것은 원 후보”라며 “(사퇴요구 시기에도) 언론에 기사가 나와 그 부분에 대해 부연설명 했다”고 선을 그었다.
한 후보는 “원 후보는 김건희 여사 사과문자를 폭로하지 않았냐”며 “어디 한번 말해보라”고 받아쳤다.
‘원·한 격돌’ 2차전…韓 “文 80점, 朴 마이너스”·元 “검사 태도 버리지 못해”
원희룡·한동훈 두 후보는 한 후보의 주도권 토론에서 한층 더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한 후보는 “원 후보의 대변인이 제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처럼 해야 했다는 데 동의하냐”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당 대표가 되면 (패스트트랙 충돌사건은) 지원하고 해결하겠다. 정치인으로서 그 사건은 당원들이 희생을 감수한 것으로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며 “다만 정치인과 법무부 장관의 입장은 다르다. 당의 편을 들었으면 일반 국민이 우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원 후보의 과거 정치 행보와 발언을 조명했다. 그는 “원 후보가 25년 정치를 했다고 하는 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탈당시키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해야 한다고 스스로 말한 적이 있다”며 “두 번 이런 사람을 세 번 안한다고 어떻게 장담하냐”고 지적했다.
또 “지난 2018년 제주지사 당선 직후 문재인 정부는 80점이고 박근혜 정부는 마이너스라고 했는데 어디가 더 우월한 정부냐”며 “(당시 원 후보는) 문 대통령의 진정성과 도덕성, 서민복지정책 생산 능력을 볼 때 제주도에서는 원희룡이 문 대통령의 철학과 국가비전 보조를 맞춰 잘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라 했다”고 비판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발언에 “저는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키지 않았다. 정치 안에서 해법은 탈당을 포함해 여러 가지 있다”며 “보수정권 대통령과 그 주변 1000명을 (수사하고) 5명을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한 잘 드는 칼인 사람이 문제를 삼냐”고 말했다.
‘제주도 지사 시절’ 발언을 두고 “아직도 검사 체질을 벗어나지 못해 옛날 자료를 다 찾아서 공격하냐. 앞으로 당내토론 이런 식으로 할 거냐”며 “2018년 대구와 경북 빼고는 전부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제주도를 넘겨주지 않으려고 무소속으로 나와 당선된 뒤 복당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대통령과 시·도지사 협의회를 자주 만난다”며 “제주도의 이익을 놓고 제주도민의 발전을 위해 현직 대통령에게 덕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