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7·23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패스트트랙’ 재판에 연루된 전·현직 의원들과 만찬을 했다. 이 자리에는 원희룡·윤상현 후보도 참석했다. 전당대회 결선에 대비한 ‘반한(반한동훈)’ 전선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나 후보는 22일 여의도에서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전·현직 의원, 보좌진과의 만찬을 주재했다. 이날 만찬에는 한 후보를 제외한 원희룡·윤상현 후보와 이만희 의원, 강효상·곽상도·김선동·민경욱·윤상직·정갑윤·정양석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앞서 한 후보는 지난 17일 CBS 주관 방송토론회에서 나 후보를 향해 “본인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해달라고 부탁한 적 있지 않나. 저는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며 “법무부 장관은 그런 식으로 구체적 사안에 개입할 수 없다”고 폭로했다. 

지난 2019년 당시 원내대표였던 나 후보를 비롯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은 민주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처리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저지했다가 기소돼 현재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나 후보는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나 원·윤 후보의 참석과 관련해 “한 후보의 발언은 우리 당의 많은 분들과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라며 “전당대회 이후에도 이 부분을 치유하지 않고서는 당이 하나로 가는데 마음속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 후보가) 그동안 당의 역사나 뿌리를 인식하지 않고 있어 함께 해주신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만찬에서는 패스트트랙 관련 이야기도 하고, 당의 미래에 대해서 걱정도 많이 했다. 당이 분열될까, 당정관계가 편치 않을까 하는 우려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당 대표 경선이 결선투표로 갈 경우 원·윤 후보와의 연대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자 “큰 틀에서 인식을 같이하는 부분이 있지만, 아직 연대 논의까지는 없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