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정산 지연 1년 전부터…뭘 했나” 질타에 뒷북 대책

“큐텐 정산 지연 1년 전부터…뭘 했나” 질타에 뒷북 대책

금감원·공정위 25일부터 현장점검
이달 초부터 대금 정산 지연 시작
野 “큐텐 정산 지연 1년 전에도 있었다”

기사승인 2024-07-25 15:43:54
25일 새벽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가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 상품을 환불받으려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티몬·위메프 사태’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금융당국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뒤늦게 현장점검에 나서는 한편, 소비자 민원 전담 창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7월 들어 대금 정산 지연 시작

25일 금감원에 따르면 티몬·위메프의 입점업체에 대한 대금 정산이 지연되기 시작한 것은 이달 초부터다. 지난 11일에는 위메프가 491개 판매자에 대해 369억원 가량의 대금 정산을 지연했다.

셋째주 들어서는 티몬·위메프에 입점한 판매자 일부가 이탈하여 매출이 급감하면서 유동성이 악화되어 추가적인 정산지연이 발생한 상황이다.

지난 17일에는 모회사 큐텐이 판매자 보상 등의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는 7월 말까지 정산을 완료하고, 지연이자 10% 지급, 판매수수료 3% 감면(2주 이상 지연 시)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금융감독원

위메프 2020년부터 자본잠식 상태…티몬은 실적 공개 거부

현재 정산 지연이 지속되면서, 이들 업체에서 상품·서비스를 구매한 소비자와 입점 판매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피해 규모가 최소 1000억원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모회사인 큐텐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이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위메프 영업손실은 1025억원으로 1년새 84% 급감했다. 위메프는 지난 2019년 부채비율 5287%를 기록한 데 이어, 2020년부터는 4년째 자본잠식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티몬은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마감 기한(4월 말)을 넘긴 현재까지도 지난해 감사 보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하지 않으면서 2023년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이 파악한 피해 유형은 △항공·숙박·여행상품 등 예약판매 상품의 취소 처리 △소비자의 거래 취소·환불 요청에 대한 처리 지연 △티몬캐시·상품권 등 이용 불가 △입점 판매자들의 이탈 △관련 PG사들의 결제 서비스 중단 등이다.

티몬·위메프 개황. 금감원

이제야 현장점검 나선 당국…국회 질타에 “사과드린다”

정부는 일단 금감원, 공정위 등 유관부처 합동 조사반을 꾸려 현장점검과 조사에 나섰다. 합동조사반은 이날 위메프 및 티몬의 정산지연 규모, 판매자 이탈현황, 이용자 환불요쳥 및 지급 상황 등을 실시간 확인 중이다. 또 양사로부터 제출받은 자금조달 및 사용계획을 점검하고 자금조달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전자상거래법상 대금환불 의무, 서비스 공급계약 이행의무 등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소비자 피해 예방 및 판매자 보호 대책도 마련했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 및 판매자가 신속하게 민원을 접수할 수 있도록 금감원에 민원접수 전담창구를 이날부터 설치, 운영한다. 상품권 및 여행상품 등 결제에 관련된 신용카드사 등에서도 고객 민원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정산을 위해 유입된 자금은 정산에만 사용될 수 있도록 은행 등 금융회사와 에스크로 계약 체결을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티몬·위메프 사태 의 정확한 피해 규모를 묻는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공개된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큐텐의 정산 지연이 1년 전부터 있었는데 금감원의 점검이 늦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2022년 6월부터 이커머스 업계 경쟁 심화로 자본 비율이 나빠져 경영개선협약을 맺어서 관리해왔고, 지금 문제 되는 입점업체 정산 지연 문제는 이번 달부터 구체적으로 관리해왔다”고 설명했다. 머지포인트 사태 당시 재발 방지를 약속한 금감원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 이 원장은 “이유 막론하고 국민들께 부담드리고 걱정 끼쳐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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