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에 대한 논란을 제기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거취를 결정하라고 압박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 시절 함께한 대표적인 친한계 인사 중 하나다.
김 전 비대위원은 2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원 전 장관을 마주치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다. 선거에 뛰지 않은 저만 해도 상당한 멍울이 맺혔다”며 “한 대표와 토론 과정에서 양측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든 얘기하고 몇몇 언론사 사설 등을 통해 나온 것처럼 원 전 장관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전 비대위원의 발언은 원 전 장관이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라는 의미로 정계은퇴를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친윤계 당대표 후보인 원 전 장관의 거취를 압박하면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비판과 ‘찐윤’(진짜 윤석열계)로 알려진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2024년에 색깔론을 들고 나올 줄 몰랐다. 김경율·진중권·신지호 자문그룹설이 한 언론에서 시작됐다”며 “이 의원은 몇 가지 기사와 함께 ‘좌파그룹’과 한동훈이 함께한다는 요지로 글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여사가 명품가방 수수 논란 관련 첫 사과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한 대표가 국민의 눈높이라고 했지만, 사과를 하는 데 중간과정이 있는 경우가 없다”며 “검찰 조사 직전이나 조사관을 상대로 사과했다는 데 그 방식은 국민의 방식과 다르지 않냐”고 말했다.
또 ‘김 여사 사과문자 논란’도 전당대회에 악영향을 주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문자 공개로) 전당대회에 영향을 끼치려는 목적으로 공개됐다”며 “어떤 경로로 누구에게 전달돼 누구를 메신저로 격발됐는지 등의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지난 1월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해 ‘윤-한갈등’을 초래한 인사로 불린다. 당시 당정관계를 우려한 당내 의원들은 이에 강하게 우려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당시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을 두고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났겠냐”며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와 난잡한 생활이 하나하나 드러나 감성이 폭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대통령실은 같은 달 이관섭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사퇴의사가 없다고 밝히며 갈등이 커졌다. 이후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양측이 화해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관계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대표적인 친한계 인사인 김 전 비대위원장의 발언인 만큼 친윤계에 대한 견제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김 전 비대위원은 한 대표와 각별한 사이”라며 “마리 앙투아네트부터 많은 얘기가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김 전 비대위원 자체가 굉장히 공격적인 인물이다. 의원도 아니고 당직을 하는 것도 아닌데 분열을 만드는 이 같은 언급은 부적절하다”며 “낙선한 후보를 향해 공세를 퍼붓는 것도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