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다중화’, 현실성은 여전히 안갯속 [구름 속 게임 ②]

‘클라우드 다중화’, 현실성은 여전히 안갯속 [구름 속 게임 ②]

비용에 안정성 문제도…‘빅3’ 클라우드 점유율 70%
인공지능 활용도 높아지는 것도 빅3 의존 요인

기사승인 2024-07-28 06:00:04
픽사베이

클라우드 파일 업데이트 오류가 불러온 파장이 여전하다. 전 세계 약 850만대 기기에서 오류가 일어나며 ‘먹통’ 사태를 겪은 산업 전 분야에서 거대 클라우드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업계에서는 실질적으로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클라우드 시장은 이른바 ‘빅3’로 불리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Azure), 구글이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IT 산업 분석 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각각 31%, 25%, 11%를 차지해 이들 점유율이 70%에 육박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 의존도는 AWS 60.2%, MS 애저 24.0, 구글 19.9%로 나타났다. 

빅3 클라우드 사실상 종속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안정성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에 전문적으로 클라우드를 공급하는 곳을 이용하는 게 효율적”이라며 “오류 이후 서버 복구가 오래 걸릴수록 이용자들은 회사 탓을 할 수밖에 없다. 개발 인력도 많지 않아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빅3 클라우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클라우드 플랫폼을 선택하는 데 품질 우수 41.5%, 다양한 솔루션‧서비스 제공 12.9% 등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과 관련된 내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마크 로메이어 구글 클라우드 부사장이 지난 3월26일(현지시간) AI, 클라우드 비즈니스 협력을 기념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엔씨소프트

게임업계 역시 최근 빅3 클라우드 기업과 밀착도를 높여가는 모양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구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글로벌 협업 추진을 발표했다. 게임 개발 및 운영을 위한 데이터 분석, 라이브 서비스 운영 최적화에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중소 게임사 역시 마찬가지다. 중소나 벤처 게임사일수록 자체 인프라 구축이 어려워 퍼블릭 클라우드 사용이 효율적이다. 

게임에 인공지능(AI) 활용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점 또한 역시 빅3 클라우드와 협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생성형 AI는 클라우드와 밀접하다. 클라우드 빅3 기업들은 AI 경쟁에서도 절대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예컨대 MS는 애저에 오픈AI 챗GPT 기능을 적용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한 IT 전문가는 “AI를 활용해 게임을 만들고, 번역 등 다양한 기능을 적용하고 있기에 AI와 클라우드를 같이 서비스하는 빅3 기업들의 입김이 세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빅3 의존도를 낮추거나 다중화를 하기 사실상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클라우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쓰는데, 다중화를 하다 보면 비용이 올라가고 관리도 더 까다롭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비스 수준 계약(SLA), 즉 공급업체가 고객에게 제공하기로 약속한 서비스 수준을 명시하는 아웃소싱 및 기술 공급업체계약을 잘 살펴서 장애 발생 시 대책이나 보상방안을 꼼꼼히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국내 클라우드(소버린 클라우드)를 쓰자는 주장도 나오는데, 이 경우 MS발 사태에서 자체 클라우드를 이용해 피해가 적었던 것과 반대로 우리나라 시스템만 모두 다운되고 해외 시스템은 멀쩡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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