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노조연대 총파업 예고에 긴장감…“호황기 제동 가능성”

조선업 노조연대 총파업 예고에 긴장감…“호황기 제동 가능성”

8개 노조 8월 동반파업 예고에 생산지연 우려
조선노연 “외국인 노동자 주먹구구식으로 투입”
사측 “업황회복에 우려 노조설득 최선 다할 것”

기사승인 2024-07-30 09:24:06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 24일 울산 본사에서 올해 임단협 난항으로 조합원을 대상으로 벌인 파업 찬반투표를 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조선업계 노조들이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초호황기를 앞두고 파업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조가 사측의 과도한 단기 이윤 추구를 이유로 공동 파업을 예고한 만큼 노사가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현대미포 등 8개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다음 달 동반 파업을 예고했다. 조선노연은 여름휴가가 끝난 8월 중순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일정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노연 관계자는 동반 파업을 예고한 것에 대해 “조선업이 불황기였을 때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었다. 현재는 호황기임에도 불황기 때와 처우 차이가 없다”며 “조선소별로 임금 조건 및 처우의 차이가 크지 않아 공동으로 뭉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업계는 정년 연장이나 수천명 채용 공고를 통해 산업을 이어가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조선업은 그렇지 않다”며 “사측은 사내 하청, 외국인 노동자를 통한 단기 이윤만 추구하는 등 정규직 채용을 하지 않는다. 처우가 안 좋아 이직률은 높아지고 현장 인력이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돼 조선 기술을 이어갈 수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이어 “특히 처우 개선은 논의하지 않고 부족한 현장 인력을 외국인 노동자로만 채우며 단기 이윤을 챙기고 있다. 이미 현장은 조선업의 기술력이 떨어지는 구조가 되고 있다”며 “주먹구구식으로 10명을 단기 채용하는 등 기술력을 키울 고민은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관계자는 “최근 16년만에 호황기가 찾아왔다고 얘기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여전히 불황 시기와 같다. 임금 축소, 복지 축소,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고통받았던 과거 조선소 노동자들과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HD현대중공업을 언급하기도 했다.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은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성과금 기준 변경 △정년 연장 등 임단협은 16차례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라며 “호황기에도 협상에 진전이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조선업계 관계자는 모처럼 찾아온 수주 호황 기회를 놓치게 될까 우려했다.

국내 빅3 조선업계 관계자는 “인력난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에 파업까지 겹치면 생산이 지연될 수 있다”며 “수주 호황기에 노사 갈등보다는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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