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 없는 방통위원장 인사 대립…임명강행 vs 탄핵 반복

끝도 없는 방통위원장 인사 대립…임명강행 vs 탄핵 반복

尹대통령, 이진숙 후보자 임명 강행 의지 표명
민주당 이진숙 탄핵소추안 발의 방침 
방송4법도 거부권 행사할 듯

기사승인 2024-07-30 18:31:11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26일 오전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사흘째 진행 중이다. 민주당 측은 전날 자료 제출 미비를 이유로 청문회 연장을 단독 의결했다. 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의 힘겨루기가 다시 시작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와 방통위 부위원장 임명을 강행하겠다고 밝히자, 야당은 탄핵을 추진하겠다며 맞섰다. 여야 간 ‘탄핵’과 ‘임명 강행’의 반복으로 당분간 극한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3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 송부 요청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은 국회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 보고서 채택이 불발될 경우 10일 이내로 기간을 정해 청문보고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국회가 재송부 요청 시한까지 응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다음 날부터 후보자를 바로 임명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 송부기한을 30일 하루로 지정해, 이르면 오는 31일 이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하고 인사청문보고서 송부기한이었던 지난 29일 전체회의에서 보고서 채택을 논의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채택이 무산됐다. 

민주당은 여권이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고 방통위 부위원장 후임도 임명해 방통위가 ‘2인 체제’로 운영될 경우 즉시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 발의에 나설 방침이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계속 강력하게 얘기한 게 2인 체제는 불법성이 있기 때문에 그 근거로 탄핵을 돌입하는 것”이라며 “이는 오래전부터 당에서 합의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통위원장 인재 풀이 고갈 날 때까지 탄핵할 것”이라며 “방송 장악을 둘러싼 정권과 야당의 투쟁, 언론인 탄압 국면이 다시 만들어지게 되어 안타깝고 힘들지만 포기할 수 없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탄핵소추안은 국회 본회의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칠 수 있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당이 탄핵소추를 추진하더라도 방문진 등 이사진 선임안 의결은 여권의 뜻대로 가능해진다. 

이에 야당은 이 후보자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기 전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직이 아니라 사법처리를 받아야 할 대상을 지명한 데 대해 국민에게 공개 사과하고 지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방송4법(방송통신위원회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은 재표결을 부칠 예정이지만 최종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 재표결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여당에서 반대 의견을 모으면 이들 법안을 부결시킬 수 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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