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해외 투자…“시기상조” vs “승부수”

엔씨 해외 투자…“시기상조” vs “승부수”

스웨덴 소재 게임사에 초기 투자 단행
실적 부진 지속…권고사직, 분사 진행
“실적 파이프 라인 다각화 방편” 해석

기사승인 2024-08-01 06:00:09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엔씨소프트(엔씨)가 스웨덴 소재 신생 게임 개발사인 ‘문 로버 게임즈(Moon Rover Games)’ 초기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해외 투자를 두고 상반된 견해가 나오고 있다.

문 로버 게임즈는 신생 게임 개발사다. 설립 연도는 명확하지 않다. 엔씨는 2022년 설립된 회사라고 알렸지만, 해외 매체나 게임사 홈페이지에는 2023년 설립으로 명시돼있다. 구성원은 5명 규모로 공동 창업자인 쥴리엔 웨라(Julien Wera)와 크리에이터 디렉터 제이미 킨(Jamie Keen) 외에 벤 킨(Ben Keen), 크리스토퍼 엠가드(Christofer Emgard), 마틴 쿨버그(Martin Kullberg) 등이다. “50~70명 규모로 천천히 성장해가길 기대한다”고 쥴리엔 웨라가 지난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다.

현재 협동 1인칭 슈팅게임(FPS)인 ‘프로젝트 올더스(Project Aldous)’를 개발 중이라고 알려졌다. 제이미 킨이 앞선 인터뷰에서 “(Far Cry와 Battlefield) 두 게임의 스토리와 샌드박스 형식의 장점을 결합한 멀티 플레이어 협동 액션 경험을 만들어 내고 싶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장르 다각화를 위한 일환 중 하나로 초기 투자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창립 멤버 전원이 EA DICE 출신의 슈팅 게임 베테랑으로 FPS 장르에 정통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장르 다각화와 함께 개발 중인 ‘Project Aldous(프로젝트 올더스)’ 단계별 진척에 따라 향후 추가 투자와 퍼블리싱 권한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엔씨 내‧외부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 매출과 영업이익은 급격하게 쪼그라들고 있다. 연간 매출은 지난 2021년 2조3088억원으로 사상 첫 2조원을 돌파한 후, 2022년 2조5718억원으로 올랐다. 3조원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조7798억원, 다시 1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영업이익 역시 2020년 전년 대비 72.2% 증가하며 8248억원을 기록했지만,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해 1379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2분기에는 12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효율화를 이유로 권고사직도 단행했다. 4월 말부터 시작한 권고사직 절차는 5월 마무리됐다. 분사 역시 진행 중이다. 서비스 사업부문 전문 기업 ‘엔씨큐에이’와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부문 전문 기업 ‘엔씨아이디에스’를 신설할 예정이다. 8월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과 신생 회사 설립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비용 지출 고삐를 죄고 있으나, 외부적으로는 신사옥 건설에 지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엔씨소프트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2027년 준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RDI 센터 때문에 단기적인 자본적지출 규모가 과거 대비 크게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영업현금창출력이 저하돼 중단기적으로 잉여현금 창출 기조가 저하될 거라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수입 파이프라인 측면에서 던진 승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 회사이기 때문에 결국은 콘텐츠가 중요하다”며 “신작 라인업을 확충하며 미래를 다지는 측면에서 내린 결정같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게임 개발이 단기간에 되는 게 아니다보니 타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결단을 내린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엔씨 주가는 신생 개발사 투자 소식에 잠시 휘청였다. 한동안 18~19만원 선에 머물던 주가는 30일 17만3200원으로 장 마감했다. 31일에는 장 초반 17만2000원 선에서 머물다 17만5000원선을 회복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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