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선수’ 도경동, 그가 쓴 펜싱 3연패 ‘새 역사’ [파리 올림픽]

‘교체 선수’ 도경동, 그가 쓴 펜싱 3연패 ‘새 역사’ [파리 올림픽]

기사승인 2024-08-01 04:35:31
기뻐하는 도경동. 연합뉴스

한국 펜싱이 새 역사를 썼다. 그 주역은 ‘개인전 금메달’ 오상욱도 아니고, ‘레전드’ 구본길도 아니다. ‘교체 선수’ 도경동이 주인공이었다.

오상욱·구본길·박상원·도경동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오전 3시30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45-41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세계 1위를 기록 중인 한국은 해당 종목 우승 후보로 꼽혔다. 전통적으로 사브르 단체전은 한국의 강세였다.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앞서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오상욱은 이번 대회 첫 2관왕 영예를 안았다. 한국 펜싱 역사상 한 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한 건 오상욱이 최초다. 구본길 역시 역대 처음으로 단체전 3연패를 따냈다. 2012 런던에서 막내였던 구본길은 어느새 ‘맏형’이 돼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화려한 업적에도, 결승전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이 둘이 아니었다. 교체 투입된 도경동이 결승전을 캐리했다.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펜싱 대표팀. 연합뉴스

한국이 초반 리드를 잡았으나, 헝가리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11-15로 뒤진 4라운드 러브가 박상원을 상대로 6점을 획득했다. 총합 17-20으로 1점 따라붙었다. 5라운드는 구본길과 실라지가 붙어 5-5로 비겼다.

3점 차로 앞섰지만 한국은 흔들렸다. ‘에이스’ 오상욱이 흔들린 점이 더 치명적이었다. 오상욱은 25-22에 나서 5득점을 하면서 무려 7실점을 했다. 에이스가 2점을 까먹은 셈이다.

승부처에서 원우영 감독이 승부수를 뒀다. 경험이 많은 구본길을 빼고 도경동을 투입했다. 

도경동은 출전을 기다렸다는 듯 피스트 위를 지배했다. 5연속 득점을 작렬하며 35-29, 한국에 6점 차 리드를 안겼다. 도경동의 한 방이 한국 대표팀을 깨웠다. 8라운드에 출격한 박상원 또한 서트마리를 상대로 5-4 앞섰다. 피스트에서 뛰는 발걸음은 더 경쾌했다. 

도경동의 득점이 아니었다면 한국의 우승은 힘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주자 오상욱이 아론 실라지에 5-8로 고전했기 때문. 하지만 앞서 도경동이 벌어놓은 점수가 너무 컸기에 한국이 리드를 지키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서로를 끌어안고 기뻐했다. 그 중심에는 도경동이 있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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