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일본도 살인범’ 신상공개 고려 안 해…2차 가해 우려”

경찰 “‘일본도 살인범’ 신상공개 고려 안 해…2차 가해 우려”

기사승인 2024-08-03 17:19:52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된 백모(37)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백모(37)씨에 대해 경찰이 신상 공개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경찰에 따르면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 서부경찰서는 백 씨에 대한 신상정보공개 심의를 개최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백씨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을 감안해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이다. 피해자와 피의자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만큼 가족 등에 대한 2차 가해 가능성도 고려했다.

경찰은 국가나 사회, 개인에 중대한 해악을 끼치는 특정중대범죄 사건에 대해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등을 아울러 피의자의 신상 공개 여부를 정한다.

백씨는 지난 1일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고 나오는 길에 취재진을 향해 자신은 심신 미약이 아니며, 멀쩡한 정신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범행은 나라를 팔아먹은 김건희와 중국 스파이의 처단을 위한 것”이라며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2일 경찰이 백씨를 상대로 시행한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선 음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백씨가 마약 검사를 거부하자 신체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모발, 소변 등을 확보해 확인했다. 

백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30분쯤 은평구 아파트 정문 앞에서 같은 단지 주민인 남성 A(43)씨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백씨는 경찰 조사에서는 “피해자가 나를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A씨는 잠시 담배를 피우러 나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김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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