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지형 바꿀 자율운항기술 개발…“인지 데이터 확보가 관건”

해운업계 지형 바꿀 자율운항기술 개발…“인지 데이터 확보가 관건”

조선 3사 ‘자율 운항’으로 전환점 맞나
“자율운항, 인지 메커니즘 기반이 과제”
“실증 통한 본격적인 스마트화 시대”

기사승인 2024-08-08 06:00:14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2024년 인도한 17만 4천 입방미터(㎥)급 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HD현대중공업 

선박이 스스로 항해하는 ‘자율운항’ 기술 개발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자율운항 선박이 해운업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가 자율운항 선박의 충돌회피와 원격제어를 실증한다. 조선 3사는 원격제어 플랫폼이 설치된 8000TEU급 컨테이너선 등 선박 3척을 △울산 △포항 등 근해에서 운용 및 다른 선박과 충돌을 회피하고 △속도 △방향 △주위 환경을 고려해 최적의 항로로 운항하는지 실증한다. 이와 함께 지상관제와 저궤도 위성통신을 활용하여 다양한 원격제어 방식을 같이 시험할 예정이다.

자율운항은 레이더와 GPS 신호, 선박자동식별장치 등을 활용해 선박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제어하며 운항하는 기술이다. 

해운 업계의 자율운항은 자동차 자율주행보다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선박 자율운항은 조류, 해류, 바람 등 외력(外力)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브레이크가 없어 방향 전환 등 사전 예측이 필수인 선박이 자율운항 상용화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조선 3사의 자율 운항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인지 기준’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이동 수단을 자율로 운항하기 위해서는 인지, 판단, 제어의 과정이 필요하다. 자율주행의 경우 신호등, 사람 등 인지 요소가 많다”며 “자율운항의 경우 인지 기준이 없어 자율운항 메커니즘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조선 3사는 인지와 관련된 메커니즘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꾸준히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AI 기관사’를 탑재한 LNG 추진 벌크선을 인도했다. 기관자동화솔루션을 탑재해 선박의 주요 장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비상 상황을 자동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삼성중공업은 대형 선박이 자주 다녀 자율운항 선박의 운행이 어려운 남중국해 1500km 구간에서 자율운항 실증을 성공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노르웨이 콩그버그와 자율운항선박 개발 협약을 체결해 초대형 자율운항 LNG 운반선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2년 자체 개발한 자율운항 시험선을 건조해 서해 제부도 인근 해역에서 시험 운항에 성공했다, 자율운항 솔루션인 ‘DS4’를 직접 개발해 기술 검증을 마쳤다. 올해 하반기에는 2단계 자율운항 기술이 적용된 시험선을 시험 운행할 방침이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도 본격적인 스마트화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운용 측면에서는 어려움이 있을 순 있지만 실증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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