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버’·‘행복의 나라’…여름 신작 4 골라볼까

‘리볼버’·‘행복의 나라’…여름 신작 4 골라볼까

기사승인 2024-08-07 17:45:09
볼거리 많은 세상입니다. 여름 대목을 맞아 극장가부터 OTT까지 여러 플랫폼에서 신작 공세가 치열합니다. 7일부터 오는 14일까지 2주에 걸쳐 신작 영화 4편이 관객과 만납니다. 지난해 사망한 배우 고(故) 이선균 유작이자 10·26 사태를 배경으로 한 영화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와 전도연의 강렬한 누아르 ‘리볼버’(감독 오승욱), 세기말 청춘들의 이야기 ‘빅토리’(감독 박범수), 황정민과 염정아가 부부로 만난 넷플릭스 영화 ‘크로스’(감독 이명훈)까지, 취향을 저격할 여러 작품이 다채롭게 찾아옵니다. 당신의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은 어떤 영화일지 골라봐요.

영화 ‘행복의 나라’ 포스터. NEW

들끓는 분노 한 번 더… ‘행복의 나라’

- 세 줄 감상
①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에서 느꼈던 분노 재현
② 유독 짙은 이선균의 잔상, 고군분투 조정석, 기대 이상 유재명
③ 휘몰아치는 감정선… 의외로 휴지 필요한 영화였네

- 미리 보기: 수완 좋은 변호사 정인후(조정석)는 유명세를 위해 모두가 기피하는 군인 박태주(이선균)를 변호하기로 한다. 박태주는 대통령을 시해한 10·26 사태에 휘말린 인물이다. 군인 신분인 그는 3심까지 이어지는 민사가 아닌 1심만 진행하는 군사 재판을 받는다. 불리한 상황 속 정인후는 박태주를 점점 더 살리고 싶어진다. 답답하리만치 뚝심 있는 그에게서 제 아버지가 읽혀서다. 10·26 사태의 내란 여부를 가리는 재판에 합동수사단장인 전상두(유재명)의 손길이 미치며 박태주의 운명은 위태로워진다. 정인후는 과연 박태주를 구해낼 수 있을까.

- 주목! 이 요소: 역사의 격동기인 1979년을 배경으로 10·26 사태와 12·12 군사반란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1000만 관객을 넘긴 흥행작 ‘서울의 봄’과 같은 시기를 다뤘으나 접근법이 다르다. ‘서울의 봄’이 사건 위주로 재빠르게 이야기를 진행한다면 ‘행복의 나라’는 인물에 집중해 당시 시대상을 풀어간다. 올해 여름 개봉하는 이선균의 두 유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극 중 배역과 맞닿은 부분이 돋보여 먹먹함이 배가된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 신작이다. 조정석은 현재 상영 중인 ‘파일럿’(감독 김한솔)에 더해 출연작을 함께 극장에 걸게 됐다. 유재명은 디즈니+ ‘노웨이 아웃’에 이어 또 한 번 악역에 도전한다. 오는 14일 개봉.

영화 ‘리볼버’ 스틸컷.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전도연의 강렬한 누아르 ‘리볼버’

- 세 줄 감상
① 전도연의, 전도연에 의한, 전도연을 위한 영화
② ‘연진이’와 또 다른 임지연의 매력
③ 지창욱의 재발견… 이런 연기도 가능할 줄은!

- 미리 보기: 비리 경찰 하수영(전도연)은 끈 떨어진 두레박 신세다. 모든 죄를 뒤집어쓰면 7억원과 아파트를 준다더니, 교도소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그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 저와 같은 처지라 믿었던 동료 경찰은 갑작스럽게 죽었다. 혼란한 그를 찾아온 마담 정윤선(임지연)은 영 속내를 모르겠다. 하수영은 2년 전 자신에게 돈을 주겠다고 약속한 앤디(지창욱)를 찾아 나선다. 제 돈 7억원을 되찾겠다며 불길 속으로 뛰어든 그의 주위로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몰려든다.

- 주목! 이 요소: 전도연이 ‘무뢰한’을 연출한 오승욱 감독과 9년 만에 다시 뭉친 작품이다. 앞서 넷플릭스 ‘길복순’(감독 변성현)으로 멋진 액션을 보여줬던 그가 이번엔 정통 누아르를 선뵌다. 전도연을 차지게 활용한 작품이다. 버석하게 내뱉는 대사부터 눈에 싣는 분노까지 하수영 그 자체로 느껴진다. 자칭 ‘한예종 전도연’이던 임지연은 ‘리볼버’로 전도연과 처음으로 작품을 함께한다. 지창욱은 돈과 권력을 가진 오만한 앤디를 연기한다. 그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 또 하나의 볼거리다. 7일 개봉.

영화 ‘빅토리’ 이미지. 마인드마크

세기말 청춘 기록 ‘빅토리’

- 세 줄 감상
① 혜리의 캐릭터성이 잘 녹아든 작품
② 세기말 추억 되새기기에 딱!
③ 현봉식·혜리 부녀 호흡에 눈물도 찔끔

- 미리 보기: 새천년을 앞둔 1999년, 거제에 사는 여고생 필선(혜리)은 댄서를 꿈꾼다. 세상은 그에게 춤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친구 미나(박세완)와 함께 힙합 외길을 걸었지만 우연히 싸움에 휘말리며 댄스부가 폐지돼서다. 정당하게 춤출 곳을 잃은 필선은 치어리딩으로 새 기회를 잡으려 한다. 서울에서 전학 온 세현(조아람)을 포섭하고 멤버들을 모아 응원부 ‘밀레니엄 걸즈’를 결성한다. 명목은 축구부 응원이지만 필선은 저만의 춤을 꿈 꾼다.

- 주목! 이 요소: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성덕선을 연기했던 혜리가 이번엔 1999년 시골 소녀로 변신했다. ‘빅토리’ 속 필선은 혜리의 활달하며 자신감 넘치는 이미지가 고스란히 담긴 캐릭터다. 걸그룹 출신인 그는 이번 영화로 힙합 댄스부터 치어리딩까지 온갖 춤을 소화한다. 1999년을 배경 삼은 만큼 시대상을 충실히 재현한 게 재미 요소다. 김원준 ‘쇼’, 서태지 ‘하여가’, 디바 ‘왜 불러’, NRG ‘할 수 있어’ 등 인기곡이 다수 등장해 듣는 맛이 쏠쏠하다. 당시 인기 스타일을 재현한 캐릭터들도 볼거리다. 현봉식과 혜리의 부녀 호흡은 뭉클하다. 묘한 위로를 남기는 작품이다. 오는 14일 개봉.

영화 ‘크로스’ 이미지. 넷플릭스

부부로 만난 황정민·염정아…‘크로스’

- 세 줄 감상
① 황정민·염정아, 연기 장인 호흡 끝내주네
② 돋보이는 전혜진의 존재감
③ 전개가 눈에 훤히 보이지만… 아는 맛이라 좋아

- 미리 보기: 잘나가는 형사 미선(염정아) 곁엔 내조 잘하는 남편 강무(황정민)가 있다. 하지만 조신한 줄만 알았던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듯한 정황이 포착된다. 혼란스러운 미선의 속내도 모르는 채 강무는 자꾸만 밖으로 나돈다. 실은 강무에게도 그만한 사정이 있다. 위험한 과거를 숨긴 강무와 외도 의혹의 진상을 알고 싶은 미선. 이런 둘에게 사건의 그림자가 덮쳐온다.

- 주목! 이 요소: 황정민과 염정아가 부부로 만났다. 연기 잘하기로 정평 난 두 사람답게 ‘크로스’는 연기만으로도 볼 맛이 가득하다. 첩보와 액션의 외피를 쓴 코미디 영화다. 작품에 흐르는 코미디 감이 좋다. 정만식을 비롯한 조연 군단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덕이다. 전혜진의 활약도 눈에 띈다. 클리셰 범벅인 전개에 합 좋은 배우들이 안정감 있게 뛰논다. 오는 9일 넷플릭스 공개.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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