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8·15 광복절을 앞두고 특별 복권되자 여야 모두 들썩였다. 여당 내에서는 복권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은 환영의 목소리를 냈지만 당 안팎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김 전 지사를 비롯한 1219명에 대해 오는 15일 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을 단행하는 안을 재가했다. 이후 김 전 지사는 페이스북에 “저의 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더 성찰하는 시간을 보내겠다”며 “복권을 반대했던 분들의 비판에 담긴 뜻도 잘 헤아리겠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지난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돼 복역하다 2022년 12월 신년 특사로 사면됐으나 복권은 되지 않았다. 이날 복권으로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되면서 정치계에서의 재기를 노릴 수 있다.
다만 김 전 지사는 복권과 상관없이 계획대로 공부를 마치고 연말쯤 귀국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독일에서 유학 중인 그는 연구 활동을 끝까지 마칠 예정이다. 정치권에선 그가 연말에 귀국 하고 난 후에는 다양한 정치 현안에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귀국하고 나면 어떤 방식이든 여러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겠나”라며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있다”고 했다.
김 전 지사의 복권이 확정되자 여당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김 전 지사의 복권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한 대표는 특별 복권 대상자에 김 전 지사가 포함됐다는 사실을 접하고 여러 차례 대통령실에 반대 의사를 전했다. 그는 김 전 지사를 ‘민주주의 파괴 범죄를 반성하지도 않은 사람’ 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이미 복권이 결정된 것인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끼면서 추가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대표의 반대에도 윤 대통령이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밀어붙인 만큼 계파갈등·당정갈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김 전 지사의 복권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재명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당원들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국민과 민주당을 위해 앞으로 더 큰 역할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부의 이번 조처가 드루킹 일당의 허위 진술과 오염된 증거로 치러야 했던 김 전 지사의 억울한 옥고에 대한 위안이 되기를 바라며 법정이 외면한 진실을 찾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당내 일각에선 김 전 지사의 복권으로 당내 역학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문계 한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전 대표 외에 대권주자 정도의 인물이 없는 건 민주당 리스크였다”며 “당내 일부 세력들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