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빠진 광복절 경축사’…여권도 “기괴하다” 부글부글

‘日빠진 광복절 경축사’…여권도 “기괴하다” 부글부글

안철수 “역사적인 부분 짚고 넘어갔어야”
김종혁 “과거사 언급했어야”
유승민 “통일? 주권 강탈당한 피지배의 역사 때문임을 잊어선 안돼”

기사승인 2024-08-16 10:02:29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동일 순국선열유족회장 등 참석자들과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일(對日) 메시지’가 빠진 것을 두고 여권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윤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8·15 통일 독트린(doctrine·국가의 외교 방향)을 제시하고, 위안부, 강제징용 등 과거사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광복절이면 일본에 대한 언급이 없을 수 없지 않나”라며 “지금 일본과 어느 정도 유화적인 스탠스를 취하고는 있지만 역사적인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축식 행사에 광복회 등 일부 독립운동단체가 불참한 것에 대해서는 “광복회는 특정 단체 중 하나가 아니라 그 중심”이라며 심각한 사안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전날 광복절 경축식 행사는 결국 ‘반쪽짜리’로 치러졌다.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면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야당 인사들이 불참하면서다. 대신 광복회 등이 김 관장 임명 등에 반발해 개최한 별도의 기념식에 참석했다. 광복절에 정부 주최 경축식과 독립운동 단체 기념식이 따로 열리는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 역시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과거사 언급을 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8·15 경축사니까 해방과 광복의 기쁨, 그리고 우리 선조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들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언급을 해주셨으면 좋았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과거를 기리는 건 미래를 위해서”라며 “미래에 대해 어떻게 나가야 되겠다는 지향점도 얘기하셨으니까 아쉬움은 있다”고 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의 경축사에는 ‘일본’이 없다. ‘일제의 패망’이란 말이 딱 한번 등장한다”며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읽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오늘이 어떤 날인지, 광복은 어떤 의미인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365일 중 오늘만큼은 분명 통한의 역사를 기억하고 침략자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고 일본의 반성을 촉구해야만 하는 날”이라며 “이건 보수와 진보, 좌와 우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광복절에 해야 할 역사의 경건한 의식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복절에 통일을 말하다? 그럴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통일을 말하기 전에 35년간 일본의 식민 지배 시절 우리 민족이 당했던 고난의 역사를 말하고 일본의 죄를 말해야만 한다”고 했다. 이어 “광복후 분단과 전쟁의 참사를 겪은 것도, 그래서 오늘 대통령이 통일을 말하게 된 것도, 일본에게 이 나라의 주권을 강탈당한 피지배의 역사 때문임을 결코 잊어선 안된다”며 “114년 전부터 79년 전까지의 오래된 역사라서 잊어버린다면, 역사를 잊어버린 민족이 통일인들 어떻게 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러다가 독도까지 잘못되는 거 아닌지 걱정된다”면서 “참으로 이상하고 기괴한 일이다. 미국 대선판에 등장한 ‘weird’(기괴한, 기묘한)란 단어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본다”고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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