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으로 직장도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서 경제적‧심리적으로 아주 힘들었습니다. 서울시 위기임산부 통합지원단을 통해 상담과 병원진료를 받았어요. 심적으로 지쳐있었는데, 많은 위로와 배려를 받았습니다.” (서울 A자치구에 거주하는 30대 미혼모)
출생 미신고 영아, 위기임산부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출산제’ ‘출생통보제’가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서울시가 위기임산부 통합지원센터를 열었다. 기존 운영했던 위기임산부 통합지원단을 확대한 것이다.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어려움을 겪는 위기 임산부와 아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시는 21일 위기임산부를 돕는 ‘서울시 위기임산부 통합지원센터’(서대문구 연대동문길 113)개관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센터는 아이를 키우기 어렵거나 출생통보를 꺼리는 여성이 힘든 상황을 홀로 감당하지 않도록 상담을 해주고 출산·양육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날 방문한 센터에는 대기실과 상담실, 정화상담실, 사무실, 회의실 등이 갖춰져 있었다. 임산부가 아이와 함께 방문할 경우를 대비해 상담실 한 곳에는 아기 침대도 마련됐다. 센터는 △위기임산부 상담‧지원 △출산‧산전후 지원 △사후관리 △아동보호 등 위기임산부 맞춤형 사례관리 및 자녀 양육지원 등의 역할을 한다.
센터는 인력도 충원했다. 집중 상담과 사례 관리 등 전담 인력은 지난달부터 4명에서 10명으로 늘어났다. 위기임산부는 센터를 24시간 방문할 수 있다. 상담사가 위기임산부의 상황을 파악한 후 아이와 함께 거주할 공간이 없거나 시설에 입소하고 싶은 경우 입소를 돕는다. 의료비와 생활비 등도 지원한다. 위기임산부가 시설입소를 요청할 경우 소득과 관계없이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서 적극적으로 보호한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는 지난해 9월부터 위기 임신 상담과 지원을 위해 24시간 전용 창구를 열고 지역 사회 자원 연계 등 약 2700여 건의 서비스를 연계했다”며 “위기 임신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만 볼 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지속해서 지원해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시는 올 하반기 보호 쉼터를 추가 조성할 예정이다. 심리·정서 등 어려움으로 시설 생활이 어려운 위기임산부는 개별 공간에서 보호한다.
앞서 시는 지난해 9월 전국 최초로 비밀상담을 원칙으로 하는 통합지원사업단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지난달까지 206명의 위기임산부에게 상담, 시설보호, 의료비 지원, 양육물품 지원 등 2729건의 도움을 지원했다. 임신으로 고민‧갈등하는 위기임산부라면 누구나 전화나 SNS(카톡채널 ‘위기임산부 상담지원’)를 통해 24시간 전용 비밀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