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엔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인문소양’ 기르는 독서에 답 있다 

미래엔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인문소양’ 기르는 독서에 답 있다 

기사승인 2024-08-25 06:00:05
게티이미지뱅크

챗GPT와 AI 디지털 교과서 등 시대변화에 따라 교육 환경이 진화하고 있다. 이에 미래세대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도 바뀌고 있다. 미래인재를 기르는 데 필요한 공교육의 역할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건 공교육은 눈앞에 보이는 이윤이 아닌, 그 너머의 교육적 가치를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전문가는 “미래에는 주도성, 공동체성, 세계 시민성, 생태 감수성이 중요하다”며 “이는 책을 읽고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은 서울교육 2024 여름호 특별기획 ‘학교가, 학교만이 길러줄 수 있는 우리 학생들에게 필요한 미래 역량’ 보고서를 발표했다.

학생들이 미래사회를 살아갈 때 필요한 역량은 생소한 것이 아니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김종훈 건국대학교 사범대학 교수는 “미래에 필요한 역량이라고 하여 지금까지 학교교육을 통해 전혀 다루지 않은 낯설고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이미 오랜 기간 학교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이루어져 온 가르침과 배움의 실천 속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김 교수는 학교가 ‘주도성’ ‘공동체성’ ‘세계 시민성’ ‘생태 감수성’ ‘독서를 통한 인문 소양’을 길러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주도성’은 단순히 삶의 주인으로서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행동한다는 단편적인 뜻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종훈 교수는 주도성을 ‘나침반’에 비유했다. 김 교수는 “네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르는 여행자는 수동적이다. 반면 나침반의 방향을 따르는 여행자는 과정이 중요하며, 주도적인 선택과 결정이 작용한다”며 “이제는 정해진 지식을 받아들이기보다 학습 과정에서 예측, 행동, 성찰, 새로운 가치 창출, 책임감 등의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공동체성은 타인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아가는 건강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친구와의 관계를 통해 주도성뿐만 아니라 상호주도성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종훈 교수는 “배움이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말로 표현될 때 깊이를 더하고, 나의 언어로 표현할 때는 깊은 사고가 필요하다”며 “학교는 학생들이 배움을 넘어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공유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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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서울 시민으로 살고 있다. 하지만 시민에게 요구되는 시민성의 범위는 서울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때 필요한 역량이 ‘세계시민성’이다. 김종훈 교수는 “수많은 차이와 다양성에 대한 인정과 존중을 바탕으로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자세가 바로 세계 시민성”이라며 “특정 교과 학습을 통해 다룰 게 아니라, 모든 교과 및 학교생활 전반을 통해 길러져야 할 자질이자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고민하고,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생태감수성’도 필요하다. 생태감수성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함이 아닌 ‘여기 그리고 지금’의 삶을 살아감에 있어 꼭 필요한 능력이기 때문이다. 

기상이변과 기후위기, 대규모 질병 등의 문제는 전 지구적 관심과 변화가 필요한 만큼, 생태 감수성은 필수라는 게 김 교수의 의견이다. 김 교수는 “생태 감수성을 ‘능력’으로 정의한 이상, 생태 환경 감수성이 부족한 사람은 감각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라 무능한 사람”이라며 “미래사회의 주역일 뿐만 아니라, 지금 그리고 여기의 삶을 사는 학생들에게 생태 감수성을 기르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주도성을 지닌 인간이자 건강한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 또 생태감수성을 가진 글로벌 시민이 되기 위한 단 하나의 방법은 ‘독서’라고 했다. 김종훈 교수는 “독서를 책 읽는 행위로 생각하면 안 된다.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토의와 토론을 해 이를 삶으로 연결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미래역량을 기르기 위한 독서법을 설명했다.

특히 독서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활자가 가져다주는 축복이라고 정의했다. 김 교수는 “‘인문’은 문자 그대로라면 인간(人)의 무늬(文)이기에, 한 사람의 고유한 무늬(개성)가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경쟁하듯 달려가는 과정에서 자신을 잃어버리고 마는 몰개성의 시대에 책을 읽는 일은 너무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유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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