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출연 등을 통해 정치 활동에 복귀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유연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지지층을 향해서도 “단합도 좋지만 민주주의의 가장 큰 생명력인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85%대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한 것을 두고 “국민 눈높이와는 다른 모습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 김대중·김영삼 대통령은 당을 장악할 때 평균적으로 60%~70% 지지율을 가지고 당대표가 되고, 비주류 몫을 인정하면서 당을 운영했다”며 “이 대표가 90%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는 게 국민적 감동을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가 어려운 중에서도 저런 득표를 한 것은 이 대표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 같다”며 “윤석열 정부의 독선,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역할과 실적을 내는 민생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내는 정치를 해내는, 유연성을 가지고 리더십을 보이는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가 된 것 자체가 이 대표한테 큰 성취라고 볼 수는 없다”며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다면 정부·여당에 도와줄 건 도와주겠다고 하는 유연한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주당이 동시다발적으로 탄핵 및 특검을 추진하는 데 대해서는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탄핵 이야기를 꺼낸다는 비판을 들어서 되겠냐”고 했다.

이어 “탄핵이라는 것은 국민의 강한 매인데 일상적으로 치면 (국정을) 어떻게 운영하느냐”며 “언제까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며 대한민국 공동체를 책임지겠다고 할 것이냐”고 말했다.

강성 지지층을 향해서도 “우리가 존중하는 민주주의의 가장 큰 생명력은 다양성이지 않나.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존중받아야 민주주의 가치가 유지된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 대항마로 ‘3김’(김경수·김부겸·김동연)이 언급되는 것에 대해선 “과장”이라며 평가절하했다. 김 전 총리는 “과거 3김은 김대중·김영삼·김종필 분들인데, 이분들은 단순히 이름을 얻어서 3김이 된 것이 아닌 역량이 되시고 국가를 걱정하고 풀어가는 지혜·행동이 뒤따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감히 이분들하고 저희를 비교하는 것은 많이 넘친다”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현재 이 대표의 민주당이 지금보다 더 유연하고 국민이 보기에 나라의 미래와 청년 미래, AI(인공지능)로 대표되는 새로운 문명에 대한 준비를 해내는 정당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급하지 잠룡이 어떻고 하는 것은 말하자면 아직은 너무 이른 이야기”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