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 신화의 주역으로 핸드볼 국가대표를 지낸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불거진 ‘배드민턴 실업 연맹’의 비리 사태에 대해 비판했다.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게 협회나 연맹의 역할인데 정작 선수는 뒷전인 채 후진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를 앞두고 진행한 쿠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이날 현안 질의에서 던질 질문 보따리를 먼저 공개했다. 배드민턴 연맹의 부실 운영 등으로 확인된 낡은 규정들을 꼬집으면서 관리·감독 기관인 문체부와 대한체육회가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지난 22일 안세영 선수와 더불어민주당 문체위원들이 만나 나눈 간담회 이야기도 전하며 대안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임 의원은 우선 국제대회 출전 규정의 문제를 꺼냈다. 현행 배드민턴 협회 규정상은 ‘국가대표 경력 5년 이상의 선수들 중 여성은 만 27세, 남성은 만 28세 이상에 한해 출전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런 규정의 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세계 랭킹 1위인 안세영 선수는 차기 올림픽에는 출전할 수 있다.
그는 “부득이하게 나이 제한 규정이 필요하다면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여성은 23세, 남성은 24세 정도가 적당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고졸과 대졸을 차별하는 규정들을 언급하면서 차별 철폐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임 의원은 “축구·야구뿐 아니라 핸드볼, 골프 등 많은 종목의 우수한 선수들이 대학 진학보다는 프로팀·실업팀 입단을 선호하고 있다”며 “고졸과 대졸을 차별화하는 (기존의) 연봉·계약기간 규정들은 손볼 필요가 있다. 이젠 체육계도 시대 변화에 맞춰 스마트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인 안세영 선수가 13위인 인도 선수보다 10배 이상 적은 연봉인 현실도 비판하면서 연봉 관련 규정을 손봐야 한다고도 제시했다.
임 의원은 “하한은 없고, 상한만 존재하는 배드민턴 실업연맹의 선수연봉 규정은 현실에 맞지 않다. 핸드볼의 경우 드래프트 1순위는 8000만원, 하한은 2400만원 정도로 안다”며 “안 선수는 세계랭킹 1위임에도 얼마 전까지 6000만원 수준의 연봉을 받았다. 정상적이지 않은 모습”이라고 했다.
다만 “지도자의 경우에는 실력 이외에도 인성, 철학 등을 갖춰야 하기에 학위·자격 보유 여부에 따라 연봉 등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협회가 선수 개인의 스폰서십을 규제하는 문제 또한 지적했다. 연맹이 특정 업체와 배타적 스폰서 계약을 맺고 선수들이 개인 용품을 쓰지 못하게 하자 일부 선수들이 다른 신발에 특정 업체 스티커를 붙이거나 (특정 업체 로고를 새긴) 맞춤신발을 제작하는 등의 사례를 예시로 들면서 맞지 행태라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축구선수들은 유니폼과 별개로 (다른 브랜드) 축구화를 착용이 가능하다. 배드민턴도 이러한 사례를 적용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며 “안세영 선수가 민주당 문체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스폰서나 계약적인 부분을 막지 말고 자유롭게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본연의 역할이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