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샛길, 교통사고 위험 노출...금천구 “중앙선 15m 그었다”

서부샛길, 교통사고 위험 노출...금천구 “중앙선 15m 그었다”

차량 추돌사고 빈번...관련 민원에 일부 구간만 조치
일방통행 등 안전대책엔 유성훈 구청장 지적에도 미온적

기사승인 2024-08-27 06:00:05
중앙선이 없는 서울 금천구 서부샛길에서 차량들이 스치듯 위험한 주행을 하고 있다. 쿠키뉴스DB

서울 서부간선도로 옆 샛길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됐다. 관할 지자체는 보여주기식 무사안일 행정에 급급한 모습이다.

27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금천구 철산교 아래 서부샛길은 화물차와 택시, 일반차량이 뒤섞여 혼란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도로는 일방이 아닌 양방향 통행으로, 상습정체구간인 철산교 인근 교통 상황과 맞물려 차량 통행이 잦은 곳이다. 

차량 통행량이 많지만 최소한의 안전조치인 중앙선은 없다. 역주행으로 보일만한 위험천만한 교통흐름이 이어지곤 한다. 이로 인한 차량 충돌사고도 종종 일어난다. 

교통사고 보험처리 전문 유튜브 채널에서도 이를 지적한 바 있다. 한문철TV는 가상의 중앙선을 넘어온 상대가 오른쪽으로 비켜선 오토바이를 추돌한 사고를 다뤘다. 해당 방송에서는 “일방통행 도로로 착각을 하는 차들이 많다”며 중앙선 설치의 필요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문철TV캡처

금천구의회나 지역 주민들도 서부샛길의 교통사고 위험을 인지하고 있다. 고영찬 금천구의원은 “여기는 중앙선과 가로등이 많이 없어서 어둡다. 보행자뿐만 아니라 운전자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 관련 민원도 많이 들어온다”고 지적했다.

관할 지자체인 금천구청은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금천구 교통행정 담당자는 “민원이 들어와 중앙선을 설치를 했다”고 밝혔다. 금천구는 최근 가산동 더센티아 앞 서부샛길에 15m 정도 중앙선을 신설했다. 

이는 전체 구간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중앙선이 그어진 구역은 비교적 차량 흐름이 적은 곳으로 정작 차량 흐름이 가장 극심한 지역에는 안전 조치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금천구는 전체 구간에 중앙선 설치를 묻는 질문에는 “관련 민원이 없었다”면서도 향후 검토해 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 했다.

교통사고 위험과 차량 유입량을 줄이기 위해선 일방통행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유성훈 구청장도 일방통행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담당부서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천구 교통행정 담당자는 “일방통행을 하면 너무 큰 블록을 돌아야 한다. 차로와 교차로 사이를 일방통행로로 지정해야 하는데, 그러면 여기 거주하시는 분들이 피해를 많이 보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철산교 인근 금천구 가산동 일대는 상습정체지역이다. 서울시는 해당 구간을 일반도로화해 교통 정체를 해소하고 녹지조성을 통한 시민들의 접근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해당 공사는 오는 9월 착공해 2026년 완공할 계획이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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