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이용자 확보 사활 건 ‘우버’…한국 시장 독일까 득일까

카카오T 이용자 확보 사활 건 ‘우버’…한국 시장 독일까 득일까

- 30일 우버 CEO 방한 기자회견…국내 언론과 첫 만남
- 공격적 프로모션·기사님 모시기…“이용자 확보 우선”
- 카카오모빌리티 대항마…“경쟁 촉진” vs “토종 수성”

기사승인 2024-08-29 06:00:07
송진우 우버택시 대표가 지난달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우티

글로벌 플랫폼 ‘우버’가 국내 시장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체된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활력을 줄 ‘메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과 토종 플랫폼을 잠식할 ‘포식자’가 될 수 있다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오는 30일 국내 언론과 직접 만난다. 우버에 있어 한국 시장이 지니는 의미와 향후 전략 등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버 CEO가 국내 언론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버 최고위급의 방한은 지난 5월에도 있었다. 토니 웨스트 우버 최고법률책임자(CLO)가 비공개 방한, 국회 등을 찾아 모빌리티 관련 인사들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우버는 지난 2013년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승차공유 서비스인 ‘우버엑스’를 선보였으나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사업이 흐지부지됐다. 결국 2015년 법원에서 불법 판결을 받고 서비스를 접었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 2021년 우버는 SKT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와 손잡고 조인트벤처 ‘우티’를 세웠다. 우버가 51%, 티맵모빌리티가 49%의 지분을 보유하는 형태다. 이후 가맹택시 우티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개했다. 다만 국내 1위 모빌리티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아성은 굳건했다. 

우버는 지난 2월 전략을 바꿨다. 우티 간판을 내리고 ‘우버택시’로 서비스명을 변경했다. 리브랜딩 후 공격적인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프로모션 코드를 입력하면 첫 탑승 승객을 대상으로 기본요금 최대 4800원을 할인하고 있다. 우버택시 기사가 전달하는 명함에 있는 코드를 입력하면 오는 12월까지 기본요금을 3회 할인받을 수도 있다. 가맹택시 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 2.5% △길거리 배회 영업으로 손님 태울 시 수수료 부과 없음 △가맹비용·랩핑비용 무료 등을 택시업계에 제공한다. 

우버에 따르면 성장세는 고무적이다. 서울 지역에서는 매월 이용자가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 4월 서비스 시작 이후 2배 이상의 성장을 이뤘다. 

우버는 출혈을 감수,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이용자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송진우 우버택시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이용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플랫폼은 지속 성장하기 어렵다”며 “낮은 수수료가 고민이지만 지금은 시장 확대만 생각하고 있다. 수익화는 향후 과제”라고 강조했다.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승강장의 모습. 쿠키뉴스 DB

일각에서는 우버의 성장이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경쟁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가 90% 이상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우버가 국내 시장에서 파이를 늘려 경쟁이 붙게 되면 소비자를 위한 할인 정책과 기사 유치를 위해 택시업계에 제공되는 혜택 등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글로벌 자본이 들어와 경쟁이 촉진된다면 소비후생이 증진될 것”이라며 “우버의 입장에서도 강력한 경쟁자가 단 한 명 있으니 그가 가진 약점 하나만 공략하면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막강한 글로벌 자본을 등에 업은 우버로 인해 토종 플랫폼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도 인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 장악력이 지금은 공고하지만, 역전될 경우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이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국내에서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는 외국 기업의 경우 구독료 인상에 거침이 없다. 해외기업발 구독료 인상은 국내에 ‘스트림플레이션’ 가속화를 불러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을 지켜내는 토종 플랫폼이 사업자 지위를 잃게 되면 소비자 후생에도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이라며 “모빌리티 플랫폼의 경우 데이터 수집도 주요한 문제다. 글로벌 기업이 데이터마저 선점하게 되면 토종 플랫폼 입장에서는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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