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보러왔어요”…‘서울우먼업페어’ 구직 여성 인산인해 [가봤더니]

“면접 보러왔어요”…‘서울우먼업페어’ 구직 여성 인산인해 [가봤더니]

경단녀 채용 박람회 인산인해
채용분야·정보 좀 더 많아져야 

기사승인 2024-08-30 11:00:03
29일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2024 서울우먼업페어’가 열려 참가자들이 취업 정보를 얻고 있다. 사진=유희태 기자

“이력서 사진을 찍고 현장 면접을 볼 수 있는 이런 행사가 많이 도움 돼요. 서류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현장에서 서류 전형 없이도 면접 볼 수 있거든요.” (40대 참가자 김모씨)

29일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서울우먼업페어’ 행사에 여성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혼자 또는 남편, 지인들과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 대부분은 ‘경력보유’ 여성들이다. 

‘서울우먼업페어 2024’가 첫날 행사를 시작했다. 서울우먼업 프로젝트는 서울시의 탄생응원 정책의 하나로,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경제활동이 중단된 여성들의 재취업과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행사다. 시는 서부권역을 시작으로 서울우먼업 페어를 5개 권역별로 릴레이 개최한다. 지난해 처음 열린 서울우먼업 페어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하루 동안 열렸다. 올해 행사는 권역별로 나눠 진행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참가자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생활권에서 가까운 곳으로 편의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의 구직 열기는 뜨거웠다. 행사의 포문을 연 경력단절의 어려움을 딛고 현직 면접관이 된 이다인 인재연구소 잡그레이드 대표의 특별강연도 빈자리 없이 가득 채워졌다. 강연이 끝난 오후 2시부터는 본격적인 채용 준비와 현장 면접이 시작됐다.

취업 서비스관 앞은 번호표를 두 손에 쥔 여성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취업 서비스관에선 이력서·자기소개서 컨설팅, 증명사진 촬영, 헤어 스타일링, 퍼스널컬러 이미지 컨설팅이 이뤄졌다. 참가를 희망자들이 많아 체험 이벤트 중 하나만 가능했다.  

국미애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원장은 “과거에는 기업과 구직 희망 여성을 연계해주는 방식이 전부였다면, 최근엔 구직 희망 여성이 기업을 어떻게 선택하고 면접해야 할지 알려주는 분위기”라며 “경력보유 여성이 증명사진을 찍을 일이 잘 없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면접 사진을 찍거나 퍼스널컬러 이미지 컨설팅을 해주는 것을 도입했는데 참가자들의 호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2024 서울우먼업페어’가 열렸다. 사진=유희태 기자

현장 면접이 가능한 ‘기업 채용관’에는 10개 업체 부스가 마련됐다. 채용기업은 지역 기업을 우선으로 하는 만큼, 권역별 행사마다 다른 현장 면접 채용기업이 참여한다. 

이날 대다수 채용기업 부스는 참가자들의 현장 면접으로 쉴 틈 없이 돌아갔다. 채용기업으로 행사에 참여한 교육서비스 기업 ‘와디즈교육’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선 한 곳에만 머무르는 강사가 별로 없어 새로운 강사가 유입되는 것을 원한다”며 “특히 경력보유 여성 중에 IT업계에 계신 분이 꽤 많다. 야근해야 하는 IT기업이 많다 보니, 돌봄 때문에 경력단절된 사람들이 있다. 그런 분들이 코딩 교육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경우가 많고, 기업 입장에서도 전공자인 만큼 코딩교육을 수월하게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와디즈교육은 이날 서울시 초·중·고등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는 코딩강사 20명을 채용하기 위해 참여했다.

‘서울우먼업 인턴쉽’ 상담 부스를 찾는 참가자도 많았다. 우먼업 인턴십은 취업을 원하는 여성과 인재를 찾는 기업을 매칭해주고, 인턴십 참여자를 정규직(또는 1년 이상 근로계약 체결)으로 채용하는 기업에 300만원의 고용장려금을 지급한다. 서울우먼업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턴십 참여기업은 129곳이다. 

서울우먼업 인턴십 관계자는 “구직 희망자가 명확하게 원하는 직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기업이 그 직무와 맞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담을 통해 지원자가 희망하는 직무와 관련해 기업 1~2곳을 추천하고 기업과 참여자 사이에서 일정 등을 조율해 면접을 볼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목소리도 있었다. 참가자 이모(36)씨는 “(실업급여를 받고 있어) 고용노동부에서 서울우먼업 페어가 있다는 메시지가 오지 않았다면 행사 정보를 몰랐을 것 같다”며 “여기서 면접 팁을 배우고 퍼스널컬러 이미지 컨설팅을 받았다. 현장 면접은 관심 있는 분야가 없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김모(40)씨도 “현장 면접을 보기 위해 온 참가자가 아니라면 구직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기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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