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결항에도 환급 거부”…호텔 예약 위약금 주의보

“항공기 결항에도 환급 거부”…호텔 예약 위약금 주의보

기사승인 2024-08-30 15:26:27
숙박 플랫폼별 피해구제 신청 조사 결과. 한국소비자원

#1. A씨는 지난해 10월 숙박 플랫폼에서 부산의 한 호텔에 1박2일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이용 예정일에 방문했다. 하지만 호텔 측은 해당 객실에 이미 다른 고객이 체크인해 이용할 수 없다며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2. B씨는 지난해 4월 숙박 플랫폼에서 제주도에 있는 호텔을 예약했다. 하지만 숙박 이용 예정일에 강풍주의보로 항공기가 결항해 호텔을 이용하지 못했다. B씨는 숙박 플랫폼과 해당 호텔에 천재지변에 따른 계약해제 및 환급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3년(2021∼2023)간 접수된 숙박시설 이용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이 4118건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1047건, 2022년 1428건, 지난해 1643건 등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피해구제 신청을 보면 계약 해제 시 위약금 불만이 78.5%(3234건)로 가장 많았다. 실제로 소비자원에 따르면 숙박 플랫폼 이용자 C씨는 지난 6월 일본에 위치한 호텔 이용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계약 체결 당일 개인사정으로 숙박 플랫폼에 청약철회를 요구했고, 숙박 플랫폼과 호텔 측은 ‘환불불가’임을 고지했다며 숙박대금 환급을 거부했다.

소비자원은 일부 숙박시설에서는 사전에 환불 불가 약관을 고지했다는 이유로 계약취소 요청 시점과 관계없이 무조건 환불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7일 이내에 청약 철회가 가능하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이용 예정일이 임박해 취소하는 경우에는 재판매 불가 등의 사유로 청약 철회가 제한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사유별 피해구제 현황. 한국소비자원

위생·안전·부대시설 등 이용 관련 신청은 11.9%(492건), 숙박 이용 관련 정보제공 미흡은 6.2%(256건)로 ‘위약금 불만’ 뒤를 이었다.

최근 3년간 피해구제 신청의 절반 이상인 2374건은 주요 숙박 플랫폼 7개를 통해 체결한 이용계약이었다. 7개 플랫폼은 △여기어때 △아고다 △야놀자 △네이버 △에어비앤비 △부킹닷컴 △티몬 등으로 모두 3년간 피해구제 신청 건수가 각각 100~500건이 넘었다.

여기어때가 523건으로 가장 많았고 아고다 505건, 야놀자 502건, 네이버 358건, 에어비앤비 309건, 부킹닷컴 111건, 티몬 105건 등 순이었다.

에어비앤비를 제외한 6개 플랫폼은 모두 피해구제 신청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아고다는 2021년 50건에서 2022년 131건, 지난해 324건 등으로 2년 연속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부킹닷컴은 2022년 29건에서 지난해 56건으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미정산 사태를 빚은 티몬은 2021년 35건, 2022년 34건, 지난해 36건을 각각 기록했다.

플랫폼별로 합의율에도 큰 차이가 났다. 합의율은 에어비앤비가 89.3%로 가장 높았고 부킹닷컴이 39.6%로 가장 낮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피해 예방을 위해 숙박시설 이용계약을 체결할 때 사업자가 개시한 환불 조항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이용 일정과 인원, 숙박시설 정보 등을 정확히 확인하고 예약 확정서나 예약 내용 등을 보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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