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 여야 회담, 시작 전부터 미묘한 신경전

‘11년만’ 여야 회담, 시작 전부터 미묘한 신경전

겉으로는 예우 모습…발언에는 ‘뼈 담긴 발언’
한동훈, 이재명 1심 선고 겨냥한 듯 “민주당, 불복 안 할 거라 믿어”
이재명, 제3자 채상병 특검법 언급 “이제 결단할 때”

기사승인 2024-09-01 15:09:46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양당 대표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년 만에 열린 여야 당대표 회담이 시작 전부터 미묘한 신경전 양상을 보였다. 

양당 대표는 상대 정당 대표를 예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 가운데에는 뼈가 있는 발언들도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여야가 합의한 대로 두 대표는 오후 2시에 국회 본청 3층 공개홀에 함께 모습을 보였다. 동시에 입장한 두 사람은 취재진 앞에 선 채 악수하고는 여야 대표 순서로 모두발언을 했다.

한동훈 대표는 당대표 취임 후 계속 강조해 온 사회 격차 해소를 통한 민생 회복을 첫 화두로 던졌다. 그는 “이재명 당대표 당선 후 민주당 회의실에 걸린 슬로건을 보니 ‘새로운 민주당, 다시 뛰는 대한민국’이었고, 국민의힘 회의실 백보드 슬로건은 ‘차이는 좁히고, 기회는 넓히고’였다”며 “과거 전통적인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양당 슬로건이 서로 뒤바뀐 게 아닌가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양당 모두가 확장하여 상대를 향해서 움직이려는 노력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치 개혁을 언급하면서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한 대표는 “진영을 불문하고 국민 다수가 정치 개혁을 원하고 있다”며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대선 공약으로 낼 정도로 특권 내려놓기에 과감한 이 대표인 만큼 ‘불체포 특권 포기’ ‘재판 기간 중 세비 반납’ 등 은 이번에 반드시 실천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어 불리한 법원의 판결은 불복하는 민주당 일각의 태도를 지적하듯 “최근 이 대표를 수사한 검사 탄핵안이 헌재에서 만장일치로 기각됐다”며 “사법부의 재판에 대해서 주류 정치 세력이 불복하면 민주주의의 위기, 법치주의의 위기가 오고 국민 모두가 피해를 본다”고 했다. 아울러 “곧 나올 재판 결과들에 대해 선을 넘는 발언이나 공격을 자제하겠다. 민주당도 재판 불복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주당이 추진 중인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을 포퓰리즘으로 평가하면서 다소 합리적이지 않다는 취지로 지적하며 여당은 섬세한 정책으로 이를 보완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을 꺼내며 한 대표를 겨냥했다. 이 대표는 “전 국민의 관심사이자 아주 오래 끌어온 가장 큰 현안인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대표가 ‘제3자 추천’ 방식으로 하자고 말해왔다”며 “전 국민을 상대로 공언한 만큼 진심으로 생각하고, ‘증거 조작’도 특검 내에 포함하자고 했는데 그것도 수용하겠다. 이제 결단할 때”라고 언급했다.

이어 “난처한 입장은 이해한다. 다만 공당의 대표가 개인이나 주변의 특별한 문제 때문에 국민적 대의를 벗어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이제 결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을 평가 절하 한 한 대표의 발언을 반박하는 듯 “현금 지원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좀 잘못 알고 계신 것 같다. 현금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특정 기간 내에 몇 개월 안에 쓰지 않으면 소멸하는 소멸성 지역 화폐 즉 소비 쿠폰”이라며 “소득 지원 효과와 소비 진작 그리고 자영업자 살리기, 골목상권 살리기, 지방 살리기 그리고 경제 활성화를 통해서 세수 증대에도 도움이 되는 가장 효율적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발언을 마친 여야 당대표는 장소를 옮겨 비공개로 회담에 돌입했다. 약 90분간 회담이 진행되며 이후에는 배석한 여야 수석대변인들이 회담에서 결정된 내용을 브리핑할 방침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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