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민생 협치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양측은 비판과 격돌이 아닌 실효성 있는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정치개혁 부분에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대표는 1일 국회 본관3층 오픈홀에서 열린 ‘여야 대표 회담’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의 ‘성장’ 슬로건과 국민의힘의 ‘격차해소’ 슬로건을 보면 양당이 서로 바뀐 게 아닌가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이라며 “이것은 양당이 전통적인 지점을 확대해 상대를 향해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 대표 회담이 11년간 열리지 못했다. 대표끼리도 만나지 못할 정도로 극단적인 대치상황이 오래 지속됐다”며 “이번 회담이 공감대를 넓히는 생산적인 정치와 실용적인 정치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주요 의제로 △격차해소를 위한 민생 안건 △에너지 문제 해결 △정치개혁 등을 꼽았다. 민생 부문에서는 청년을 위한 주거·자산·돌봄·교육격차 완화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통한 자산형성 사다리 형성, 저출생 해결을 위한 정책과 입법을 제시했다.
한 대표는 25만원법을 두고 국가의 제정은 한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이 느끼는 질과 수준이 다르다. 모두에게 획일적인 복지가 아닌 맞춰진 복지가 필요하다는 게 국민의힘의 생각”이라며 “(국민의힘) 민생 대책은 현금 살포처럼 1회성이 아니고 정교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개혁 부문에서 ‘불체포특권 폐지’를 꺼내 들었다. 면책특권의 범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대표의 재판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차원에서 선 넘는 발언을 자제할 테니 어떤 결과가 나오든 불복하지 말아 달라고 제안했다.
李 “25만원법 현금성 아냐…대통령 소추권·계엄 문제 고민해야”
이 대표도 여야가 협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물가·금리와 실질소득의 감소로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 나은 삶을 제시할 수 있도록 의미있는 회담이 되길 바란다”며 “생중계를 하면 여야가 차이를 보이기 위해 서로 공격하니 갈등이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생중계를 하지 않는 것을) 들어줘서 감사하다. 실질적인 논의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의료개혁 △채상병 특검법 △25만원법 △대통령 특권 제한 △독도·교과서 문제 △금투세 완화 △민생법안 처리기구 신설 등을 제안했다.
그는 “의료개혁 문제가 공식 의제에서 빠지게 돼 안타깝다. 한 대표가 정부와의 갈등을 감수하면서 대안을 낸 이유는 국민의 생명 문제기 때문”이라며 “기본적인 의료개혁 방안을 동의하지만, 이 과정에서 타협과 양해가 필요하다. 한 대표와 이 부분도 충분히 대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상병 특검법도 한 대표가 직접 전 국민에게 공언했다. 이는 진심이라 생각한다”며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제안했는데 이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증거조작 특검을 하자고 하셨는데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5만원법이 직접적인 현금을 살포하는 법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25만원은) 몇 개월 안에 쓰지 않으면 소멸하는 지역화폐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골목상권에서만 쓸 수 있는 소비진작책”이라며 “(국민의힘에서) 차등·선별 지원을 하겠다면 그것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치개혁’ 부분에 대해 대통령의 소추권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 앞에서는 상식적으로 평등할 수 있지만 검찰 앞에서는 불평등하다. 법의 적용이 아예 달라지고 있다”며 “정치개혁은 함께 논의하되 형평성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계엄 얘기가 나오고 있다. 종전에 나온 계엄안을 보면 계엄해제 요구를 막기 위해 (계엄령) 선포와 동시에 국회의원을 체포 구금하는 내용을 꾸렸다고 한다”며 “이 문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정치개혁)안을 만들어야 해 합의가 쉽지 않다”며 “우선 합의 가능한 ‘지구당 부활’ 문제라도 우선 처리했으면 한다. 정치개혁에서 실효적인 논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