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싫어했던 소년이 ‘F1 전문가’로…윤재수 해설 “자동차 문화 알려야죠” [쿠키인터뷰]

차 싫어했던 소년이 ‘F1 전문가’로…윤재수 해설 “자동차 문화 알려야죠” [쿠키인터뷰]

윤재수 쿠팡플레이 F1 해설위원 인터뷰
“F1, 몰라서 안 좋아하는 것…알면 빠져든다”
모터스포츠 전도사 자처…“리브 어 드림”

기사승인 2024-09-13 13:01:18
3일 서울 강서구 쿠팡플레이 스튜디오에서 쿠키뉴스와 만난 윤재수 해설위원. 사진=유희태 기자

차를 좋아하던 형에게 맞으면서 배웠다. 떠밀려 배운 자동차 지식은 그에게 큰 자산으로 작용했다. 그렇게 F1(포뮬러원)을 시청하는 팬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사람이 됐다. 

쿠키뉴스는 지난 3일 서울 강서구 쿠팡플레이 스튜디오에서 국내 최고 F1 전문가인 ‘케로군’ 윤재수 해설위원을 만났다.

“자동차 좋아하는 형 때문에 억지로 가타카나 배웠어요”

윤 위원의 ‘모터스포츠 입문기’는 어땠을까. “싫어했던 관심이 시작”이라며 당시를 돌아본 그는 “친형이 자동차를 미친 듯이 좋아했다. 중학교 때부터 1000페이지가 넘어가는 자동차 공학책을 들고 다녔다. 그런 형이 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에게 매일 떠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당시 일본에서 ‘세계 자동차 도감’이 나왔다. 형이 그걸 읽어보라고 시키더라. 맞으면서 가타카나를 배웠고, 자동차를 공부했다. 그때 들었던 얘기를 지금 쓰게 될 줄 몰랐다”고 웃어 보였다.

1994년 당대 최고 드라이버 아일톤 세나가 불의의 사고로 죽은 뒤 F1 관심을 끊었던 윤 위원은 “‘그란 투리스모’ 레이싱 게임을 통해 모터스포츠로 돌아왔다. 2000년쯤부터 F1을 다시 봤다. 2005년 일본 그랑프리 때 키미 라이코넨이 18번으로 출발해 우승하는 걸 보고 본격적으로 F1 전 경기를 시청했다”고 F1과 사랑에 빠진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에서 F1? “모르는 것뿐, 알면 좋아할 수 있다”

2022년부터 쿠팡플레이가 F1 중계를 전담한 이후, 국내에서 F1 인기가 날로 올라가고 있다. 아직 F1이 유럽에서 가진 인기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입문자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 경주 속에 최신 기술 집합체인 레이스카, 절묘한 전술, 매력적인 서킷과 현지 문화 등이 숨어있는 것이 매력. 

윤 위원은 한국에서 모터스포츠 문화가 통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F1을 좋아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한국 정서상 속도에서 지는 건 용납할 수 없다. 관련한 모든 걸 결합한 것이 모터스포츠”라며 “몰라서 안 좋아하는 거지, 아는 순간 빠져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플레이의 신선한 F1 중계 방식도 신규 팬 유입에 한몫했다. 쿠팡플레이는 현장 리포팅·중계를 통해 뜨거운 현지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윤 위원은 “쿠팡플레이 중계는 말 그대로 ‘중계’만 하지 않는다. 모터스포츠에 더해 우리의 삶과 연관된 다른 얘기들을 재밌게 풀어낸다”고 찬사를 보냈다. 또 “해외는 F1 다시 보기를 찾기 힘들다. F1 종주국 영국(스카이 스포츠)은 다시 보기가 아예 없다. 하지만 한국은 쿠팡플레이를 통해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다. 한국인의 특권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3일 서울 강서구 쿠팡플레이 스튜디오에서 쿠키뉴스와 만난 윤재수 해설위원. 사진=유희태 기자

윤재수 해설위원의 목표 “자동차 문화에 흥미 생기게끔”


윤 위원은 국내에 F1이 알려지기 전부터 개인 방송, 저서 등을 통해 꾸준히 F1을 전파했다. 그는 “자동차가 팔리는 나라에는 모터스포츠 문화가 전파됐다. 그중 한국만 자동차 문화에 대해 잘 모른다. 해외는 위인전 목록에 F1 선수들이 있다”면서 “이걸 가르치려 들면 누가 배우겠나. 본질적으로 스포츠로서 재밌고 흥미가 생겨야 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모터스포츠에 빠져들면 남들에게 전하고 싶어 안달이 난다. 이런 흐름을 만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자동차 문화를 온전히 전하는 것이다. 블로그나 유튜브 등 내 모든 활동이 전부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에게 F1은 어떤 의미인지를 묻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모터스포츠가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순위로 따지자면 음악, 게임에 이어 3순위 정도”라 답한 윤 위원은 2005 일본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했던 키미 라이코넨을 예시로 들면서 “그 선수가 F1이 단지 취미라고 했다. 그러나 막상 경기 들어가면 가장 예민했던 선수였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취미라고 하지만, 남들에게는 라이코넨처럼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고 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라며 미소 지었다.

끝으로 윤 위원은 모터스포츠를 한 단어로 표현했다.

“포르쉐의 꿈은 전 세계에 아이들이 ‘포르쉐를 타는 꿈’을 갖게 하는 겁니다. 모터스포츠 문화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못 가져도 되지만, 그런 꿈을 사는 것. ‘리브 어 드림’이 모터스포츠입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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