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發 반도체 지각변동 오나…삼성·SK하이닉스 영향 ‘촉각’

인텔發 반도체 지각변동 오나…삼성·SK하이닉스 영향 ‘촉각’

- 경영난서 허덕이는 인텔…퀄컴 인수설부터 6조 수혈설도
- AI 시류 따라잡지 못한 탓에…대규모 구조조정 돌입
- 전문가 “국내 기업 큰 영향 없지만…반면교사 삼아야”

기사승인 2024-09-24 06:00:06
인텔 가우디 3 AI 가속기. 인텔

한때 ‘반도체 제왕’으로 불렸던 인텔이 휘청이고 있다. 인텔의 위기로 인해 반도체 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경영난 타개를 위한 다양한 제안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반도체 기업 퀄컴이 인텔에 인수합병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퀄컴과 인텔은 인수합병 관련 초기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2일 미국 투자사 아폴로 글로벌매니지먼트가 인텔에 최대 50억 달러(6조6800억원) 규모의 주식형 투자 의향을 밝혔다고 전했다. 

퀄컴의 인수합병 제안은 ‘반독점법’으로 인해 성사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의 반독점법은 물론 중국의 반독점법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실현 가능성이 없더라도 반도체 업계에서 인텔의 기존 위상을 고려하면 매각 대상으로 제안받았다는 점에서는 충격이 크다. 

인텔은 인공지능(AI) 붐에 편승하지 못하며 위기에 직면했다. 엔비디아가 GPU를 통해 AI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동안 인텔은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지난 2분기 16억 달러(2조1366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파운드리 실적은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파운드리 매출은 전년 대비 30% 넘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70억 달러(약 9조4600억원)으로 34.6% 늘었다. 이에 팻 갤싱어 인텔 CEO는 △전체 인력의 15% 감원 △파운드리 사업 분사 △유럽서 추진 중인 공장 건설 보류 등의 방안을 제시하며 돌파구를 마련 중이다. 

삼성 서초사옥. 사진=박효상 기자 

전문가들은 인텔발 지각변동에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일부 영향이 있더라도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분사 또는 퀄컴에 인수되더라도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에 기존의 위협 요소들은 그대로 존재한다는 분석에서다. 또한 미국 정부에서 자국 내 반도체 산업에 큰 투자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인텔의 몰락을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하더라도 인텔 본사가 무너지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텔의 현 상황을 국내 기업들이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서울대 명예교수인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은 “인텔은 PC에서 모바일로, 그리고 AI로 바뀌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언제까지 절대강자일 수만은 없다. 자만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도 “영원한 승자는 없다. 천하를 호령했던 인텔은 기존의 영광에 너무 오래 머물러 빠르게 변화를 따라잡지 못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뛰어난 신제품을 지속 투자·개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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