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블랙홀…문체위 국감 벌써 ‘맹탕’ 우려

홍명보 블랙홀…문체위 국감 벌써 ‘맹탕’ 우려

기사승인 2024-09-25 06:00:08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달 7일 국정감사(국감) 시작을 앞두고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전체회의가 열렸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논란에 초점 맞춰지며 다가올 국감에서도 다른 사안을 잠식할 ‘블랙홀’이 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체위 현안질의가 이뤄졌다. 이전과 달리 증인을 채택해 이뤄졌다. 대한체육회, 대한축구협회, 대한배드민턴협회 등 각 기관의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주요 사안은 총 3가지로 좁혀진다.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불공정 의혹,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연임 논란, 대한배드민턴협회 운영이다.

특히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질의가 집중됐다. 정해성 당시 전력강화위원장이 돌연 사임한 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주도로 감독 선임 과정이 마무리된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주장에서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동네 계모임이나 동아리보다 못한 조직”이라며 “홍명보 감독 선정 과정에서 최종 후보자에 대한 채점표가 서류로 남아 있지 않다. 계모임이나 동아리에서도 정관에 따라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 역시 “홍 감독이 최다 추천을 받은 건 아니지 않나”라며 “홍 감독을 염두에 두고 한 과정이 아니라면 이렇게 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홍 감독은 “(전무이사로 선임 과정을) 한 번 경험해 봤다”며 “그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면,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정 회장도 현안질의에 앞서 발표한 서면 모두발언에서 “어떤 음모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기 위해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며 “특정인을 선발하려고 불공정한 과정을 진행한 건 더더욱 아니었다”고 확고한 태도를 보였다. 

문제는 해당 사안만 집중 조명되며 다른 사안은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먼저 게임업계에는 확률형 아이템과 해외 게임사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 도입,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여부 등 문제들이 쌓여있다. 그렇지만 게임물 등급, 사전검열제도 관련해 유튜버 김성회와 이승훈 안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만 이번 국감 참고인으로 나온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기자회견으로 확산된 열악한 문화산업 환경 문제도 주요 사안이다. SM‧YG‧JYP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3사 대표이사들이 증인으로 채택되긴 했으나 같은 날 대한배드민턴협회 운영 문제도 함께 다뤄져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 청소년 10명 중 4명이 도박을 경험해봤다는 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지만, 이 역시도 중요하게 언급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특정 사안에만 집중하는 건 늘상 있는 현상”이라며 “국감 기간 동안 의원들은 속칭 ‘한 건’ 하는데 집중하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에만 쏠리게 된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접근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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