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지금 정확하게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에 동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평화적인 두 국가는 불가능하다”며 자신의 ‘남북 두 국가론 수용’ 주장을 정면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임 전 실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인식은 정말 최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윤 대통령의 구상) 바탕에는 누군가로부터 주입된 북한붕괴론이 짙게 깔려있다”며 “이런 인식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국가안보실과 통일부, 국방부를 북한붕괴론자와 대북대결주의자로 채우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힘에는 힘으로 압박하며 대북 전단과 확성기 방송을 통해 북한 정권이 무너지기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냐”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말문이 막힌다”고 썼다.
임 전 실장은 “지금처럼 주변 정세가 급변하는 조건에서 편향적이고 비현실적인 대북정책은 그 동안 한국이 이룬 성취를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평화공존에 기초한 호혜적 협력 없이는 평화도 그리고 언제 올지 모르는 통일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적인 2국가 상태로 하루빨리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왕래하며 협력하는 것이 최선의 현실적 방안”이라며 “분단의 현실을 바로 보고 지금은 오직 평화에 집중하자. 통일은 평화가 자리잡은 후에 미래 세대의 선택으로 넘겨주자”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평생을 통일운동에 매진하면서 통일이 인생의 목표인 것처럼 이야기하던 많은 사람들이 북한이 두 국가론을 주장하자 갑자기 자신들의 주장을 급선회했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헌법이 명령한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 추진 의무를 저버리는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는 임 전 실장이 지난 19일 광주광역시 서구에서 열린 9·19 남북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통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언급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은 과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 출신으로 민족해방(NL) 계열의 대표적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였던 2018년에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지내는 등 통일운동에 매진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핵 공격도 불사하겠다며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평화적 두 국가론이 과연 가능이나 한 얘기인가”라며 “통일을 포기하면 남북의 갈등과 대립은 더 첨예해지고 한반도의 안보 위험도 더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늘 평화적인 자유 통일을 주장해 왔다”면서 “이는 결코 무력에 의한 통일이 아니다. 우리 정부는 한반도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자유 통일에 다가가기 위해 한층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