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사 없는 자율주행의 시대가 열렸다. 서울 강남 일대에서 국내 최초로 심야 자율주행 택시가 도로를 달린다.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시험 운전자가 탑승하고 있지만, 어린이보호구역을 제외하곤 운전에 개입하지 않는다. 버스에 이어 택시까지 자율주행을 시작하면서, 서울 전역 곳곳에 자율주행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
서울 심야 자율주행 택시
심야 자율주행 택시가 서울 강남 일대에서 이날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강남 일대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행지구에서 국내 최초로 심야 자율주행 택시 무료 운행을 시작한다고 전날 밝혔다. 자율주행택시 3대는 봉은사로·테헤란로·도곡로·남부순환로·개포로·강남대로·논현로·언주로·삼성로·영동대로 일부 구간을 달린다.
호출하는 방법은 일반 택시와 같다.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서 부르면 된다. 출발지와 목적지가 모두 자율주행 택시 운행 구역 이내여야 한다. 이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택시가 있으면 앱에 ‘서울자율차’ 아이콘이 활성화 상태로 뜬다. 이용 가능 시간은 월요일~금요일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다. 승객은 최대 3명이 탈 수 있다.
연말까지는 무료로 운행된다. 내년에는 요금을 받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다. 이수진 미래첨단교통과장은 “서울시에서 자체적으로 요금을 정하는 것이 아닌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자율주행위원회와 계속해서 요금 수준을 논의할 것”이라며 “택시업계와 시민분들의 의견도 들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 택시는 도로 규정 속도에 맞춰 달린다. 이 과장은 “야간이라 차가 없을지라도 과속을 절대 하지 않는다. 규정된 도로 속도 내에서 달린다”고 덧붙였다.
서울 심야 자율주행 버스
시가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운행을 시작한 심야 자율주행버스는 본격적으로 시내 대중교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심야 시간대 서울 도심에 도입된 자율주행버스는 하루 평균 100여명의 승객이 탑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지난해 12월 운행에 들어간 자율주행버스 'A21번‘ 노선 승객이 6개월 만에 84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 버스는 일반 시내버스와 동일한 규격의 대형 전기 자율주행버스다. 대학가와 대형 쇼핑몰 등이 밀집해 심야 이동 수요가 많은 합정역~동대문역 구간 중앙버스전용차로 9.8㎞를 오후 11시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5시10분까지 운행한다. 1대는 합정역, 1대는 동대문역에서 각각 출발한다. 배차 간격은 70분이다.
시는 심야에 출퇴근하는 시민들을 위해 다음 달부터 도봉산~영등포역 새벽노선에 자율주행버스를 도입한다. 기존 첫차 출발시각보다 최대 30분 빠른 오전 3시30분에 먼저 출발하는 노선이다. 시는 오는 2026년까지 10개 노선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청계천 관광형 셔틀
청계천 일대에선 지난 2022년부터 관광형 자율주행 셔틀이 운행 중이다. 자율주행 셔틀은 8인승이다. 청계광장에서 광장시장까지 약 4km를 왕복 운행한다. 매주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수요 응답에 최적화된 자율주행 셔틀로, ‘TAP!’ 앱을 통해 차량을 호출하면 탈 수 있다.
앞서 지난 2021년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자율주행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오는 2026년까지 총 1487억원을 투입해 서울 전역에 자율주행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강남 지역 운행을 거쳐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과장은 “현재는 강남시범운행 지구 남측 일대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엔 북측까지도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1~6월) 중 논현, 신사, 압구정 등에서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