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되는 ‘에이닷’, 코드커팅 넘어설까…진화 거듭하는 B tv

대화 되는 ‘에이닷’, 코드커팅 넘어설까…진화 거듭하는 B tv

- “맥락 파악해 추천하고 사람처럼 대화”…SKB B tv에 ‘에이닷’ 접목
- NPU칩 탑재한 새로운 셋톱박스도 선보여…최초로 4K 카메라 탑재
- SKB만의 장점 물으니…“성능 뛰어나고 경쟁사보다 빠르게 적용”

기사승인 2024-09-27 06:00:07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 담당이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소연 기자 

“해리포터와 비슷한 영화 찾아줘”라고 말하자 B tv 속 ‘에이닷’이 피터팬과 나니아연대기, 거울나라의 앨리스 등을 추천했다. 각각 영화마다 추천 이유도 붙었다. “다시 추천해 줘”라고 하자 또 다른 판타지 영화 목록을 띄웠다. 에이닷 이전 B tv ‘NUGU’에서 같은 질문에 해리포터 시리즈만을 나열했던 것과는 천지 차이다. 

SK브로드밴드(SKB)의 B tv가 SKT의 에이닷을 품었다. 더 똑똑해지고 진짜 사람처럼 대화도 가능해졌다. 

SKB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SKB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B tv 에이닷 서비스와 신경망처리장치(NPU)칩을 탑재한 AI 셋톱박스 ‘AI 4 vision’을 선보였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 담당은 “그동안 (IPTV에서) 콘텐츠를 찾다가 시간을 다 쓰고는 했다. 찾고자 하는 걸 바로 알려주는 똑똑한 미디어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AI 대화형 탐색과 디바이스 AI 결합, 콘텐츠와 AI 결합 등 B tv와 에이닷이 만나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SKB ‘B tv’의 AI 접목과 관련 기획 및 개발 담당 실무자들이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소연 기자 

B tv와 에이닷이 만나며 AI 대화형 탐색이 가능해졌다. 기존 NLU(자연어이해) 기반의 NUGU는 키워드 인식에 그쳤으나, LLM(거대언어모델) 기반의 에이닷은 사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분석해 답변을 제공한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화도 가능하다. 또한 기존 IPTV 내 탐색·추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종 OTT와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탐색도 할 수 있다. 보고 싶은 영화가 어느 OTT에 있는지 검색하지 않고 질문 한 번으로 쉽게 콘텐츠를 탐색, 접속이 가능해진 것이다. 줄거리 요약과 시청자 반응 등에 대해서도 검색해 정보를 제공한다. 

NPU를 통해 AI 셋톱박스는 몰라보게 똑똑해졌다. NPU칩은 셋톱박스에서 직접 실행하는 온디바이스 AI를 가능하게 했다. AI가 실시간 VOD 콘텐츠의 오디오를 분석해 음성을 또렷하게 조정하거나, 비디오의 명암과 색상을 생생하게 전환시킨다. 향후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과 장소, 상품 등에 대한 추가 정보도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셋톱박스에 탑재된 카메라가 고객의 움직임을 인식,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동작을 평가한다. 사진=이소연 기자 

이와 함께 셋톱박스에 업계 최초로 4K를 지원하는 13M 픽셀의 카메라가 탑재됐다. 고객의 움직임을 인식한 모션게임과 홈 피트니스, 펫 모니터링 등이 가능해졌다. 운동하는 동작을 인식해서 사용자별 맞춤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해당 동작이 적절한지 등에 대해서도 게임처럼 바로바로 평가해 준다. 펫 모니터링의 경우, 셋톱박스 카메라와 연결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집안의 상황을 살필 수 있다. TV 화면에 모바일 기기를 영상통화처럼 띄워 반려동물에게 말을 건네는 것도 가능하다. 

AI 스마트 리모컨도 이날 공개됐다. AI 스마트 리모컨은 앱 형태로 오는 4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휴대폰의 ‘모바일 B tv’ 앱을 통해 이용 중인 TV 상황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알아서 모아준다. AI 스마트 리모컨은 고객이 실시간 채널을 볼 때는 고객별 시청 이력에 기반해 AI가 채널을 추천하고, 구체적인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에는 해당 방송의 무료 VOD, 클립 정보 등을 제공한다. VOD를 시청하면 배우가 등장하는 시점에 인물 및 착용한 상품의 정보를 알려준다. 또 홈쇼핑 방송을 볼 때는 상품 정보 및 주문 링크를 제공하여, 모바일로 상품을 빠르게 확인하고 바로 주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콘텐츠와 AI의 만남 또한 순항하고 있다. 지난 4월 첫선을 보인 ‘AI 골프’는 시청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AI 영어 말하기 학습 서비스 ‘살아있는 영어’도 지난해 11월 챗GPT를 적용한 버전을 출시 후 사용자가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이용자 수는 49.4% 상승했다. 향후 생성형 AI 이미지 생성, 한영 혼용 음성인식엔진 추가 등을 통해 서비스를 고도할 계획이다. 캐릭터에게 영어로 원하는 이미지를 그려달라고 주문하거나,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말해도 자연스럽게 인식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김혁 미디어 CO 담당과 김성수 Customer 사업부장, 이상범 미디어Tech 담당 등 SKB 임원들이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소연 기자 

IPTV 시장에서는 이미 셋톱박스에 AI를 접목, 초개인화 서비스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상황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자사의 IPTV에 AI를 적용해 추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OTT와 유튜브 등 콘텐츠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다만 이같은 상황에서 SKB만의 경쟁력이 있을까. SKB는 에이닷의 뛰어난 성능을 강점으로 꼽았다. 

김성수 Customer 사업부장은 “에이닷은 오픈AI부터 시작해 앤트로피, 퍼플렉시티 등 세계적 LLM의 강점만 모아놨다. 성능 측면에서는 저희가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화를 주고받는 멀티턴도 가능하다”며 “저희는 당장 27일부터 이같은 기능을 적용하기에 ‘스피드’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닷과 접목된 B tv는 기존 주력 셋톱박스부터 순차적으로 업데이트,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카메라 기능이 탑재된 AI 4 vision의 경우 새롭게 셋톱박스를 구매해야 한다. 새로운 셋톱박스의 임대료는 월 8800원으로 기존보다 2배 비싸지만 ‘B tv 플러스’와 ‘B tv 올 뉴’ 요금제와 결합하면 할인을 통해 기존과 같은 4400원에 임대해 사용할 수 있다. 

김 담당은 “미디어 이용 관련 전 여정에 걸친 AI와의 상호작용을 강화해 고도화시킬 예정”이라며 “콘텐츠와 디바이스가 AI를 만나게 됐고, AI와 함께 진화해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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