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수리과학과 김용정 교수와 바이오및뇌공학과 최명철 교수 연구팀이 160년 넘게 풀리지 않던 ‘불균일 확산’의 물리적 원인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기존 확산법칙이 설명하지 못했던 불균일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분류현상을 설명하는 새로운 법칙을 규명하고 이에 대한 실험적 증명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공간적 이질성이 존재하는 복잡한 환경에서 입자의 분포와 확산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어 생명과학, 재료과학, 환경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응용성을 제공할 전망이다.
특히 생명과학에서는 세포 내 물질 이동이나 약물전달시스템 설계에 적용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예측과 효율적인 설계가 가능해진다.
또 재료과학과 나노기술 분야에서는 불균일한 소재 내부에서 확산 현상을 이해하고 제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환경과학 분야에서는 오염물질 확산경로나 제거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 고효율 분리기술 개발에도 새로운 접근법을 제공, 산업에서 에너지절감 및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160년 난제 해결, 정밀 데이터로 검증
확산 현상은 미시입자의 무작위 움직임이 만드는 거시적 질량 이동으로, 물리, 화학, 생물, 재료 등 자연계는 물론 경제, 정보, 주가 등 사회 전반에서도 무작위로 발생한다.
1856년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루트비히는 불균일한 환경에서 물질이 확산으로 섞이지 않고 오히려 분류되는 현상을 발견한 이래 확산 이외에 추가적인 대류가 분류현상을 만드는지, 아니면 입자의 무작위 움직임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1905년 확산을 브라운운동과 결합해 분자의 무작위 행보로 설명하면서 균일한 환경에서의 확산 이론을 정립했다.
연구팀은 아인슈타인의 입자적 설명이 불균일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분류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연구한 결과 미시적 수준에서 무작위 행보가 불균일한 환경에 적용되면 확산계수가 전도도와 운동성으로 나뉘고, 이 중 운동성이 분류현상을 일으킴을 수학적으로 규명했다.
이는 물리적으로 보이지 않던 것을 수학적 계산으로 밝힌 것이다.
연구팀이 제시한 새로운 확산법칙은 기존 확산계수로만 이뤄지지 않고, 두 계수에 의해 결정되는 ‘2개 요소 확산법칙’으로 정리된다.
이를 통해 새로운 확산법칙이 분류현상을 완벽히 설명할 수 있다면, 추가적 대류 현상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입자의 무작위 운동만으로 분류현상이 발생함을 증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할 정밀한 데이터를 측정함으로써 검증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질적 공간 환경에서 확산만으로 입자 분류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 기존 확산법칙이 설명하지 못한 현상을 정확히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연구팀은 온도 불균일에 의한 분류현상과 고체 내의 성분 불균일에 의한 분류현상을 연구할 계획이다.
최 교수는 “후속 연구로 생명과학, 재료과학 분야에서 새로운 분리기술 개발에 기여하고 불균일 환경에서 확산현상을 다루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수리과학과 김호연 박사와 바이오및뇌공학과 이근민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 지난 8월 3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논문명: Fractionation by Spatially Heterogeneous Diffusion: Experiments and Two-Component Random Walk Mod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