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국회 탄핵 청문회에서 핵심 증인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만 출석한 채 진행됐다. 여야는 이 전 부지사가 주장하고 있는 검찰의 술판 회유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일 전체회의를 열고 박 검사 탄핵소추 사건 조사 청문회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이 전 부지사가 주장한 검찰의 회유, 압박 정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물었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로부터 지속적이고 강압적인 회유, 압박이 계속 됐다”며 “수원지검 박상용 검사실인 1313호 앞 창고라고 써진 공간에서 (회유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내용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했다가 검찰의 회유와 압박에 의한 진술이었다고 번복한 바 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검찰은 이 전 부지사를 217회 소환했고, 72회의 면담 조사와 19회의 조서 작성을 했다”며 “조서를 19번만 작성했다면 나머지 198회의 소환과 53회의 면담에서 회유, 압박을 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 전 부지사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가족을 혹시 데려다 주겠다고 검찰이 회유한 적 있냐’고 묻자 “여러 차례 있었다. 집사람을 면담 시키겠다고 검찰청에 부른 적 이 있고 아들을 만나게 해 주겠다고 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자 서 의원은 “검사의 직권을 넘어선 범죄행위”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 전 부지사가 주장한 술판 회유와 관련해 “교도관, 변호사 등 관련자 누구도 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며 “이 청문회는 이 대표와 관련한 범죄를 수사했다는 이유로 ‘보복 탄핵’을 하려는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 전 부지사가 17대 국회에서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 한 것을 언급하며 “태생부터 민주당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셨고 당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분을 상대로 해서 거짓 진술을 강요하거나 회유를 한다는 건 제 상식으로는 어려운 일”이라며 “그렇게까지 증인을 옭아매면서 수사를 할 거라는 생각은 안 든다. 이화영 증인을 어떻게 믿고 거짓 진술을 강요한다는 거냐”고 꼬집었다.
이날 청문회는 지난 8월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 조사 청문회에 이은 두 번째 검사 대상 탄핵소추 조사 청문회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박 검사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허위 진술을 회유하고 강제해 직권남용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사위는 청문회에 앞서 증인 31명, 참고인 3명을 채택했다. 하지만 탄핵소추 당사자인 박 검사를 비롯한 주요 증인이 대거 불출석했다. 민주당은 박 검사를 추후 국정감사장에라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증인들이 불출석 할 경우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다”며 “10월 7일 국감에서도 이미 채택된 증인이 불출석하면 강제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